이 기사는 05월 12일 16: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의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동원기술투자가 시드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초기에 지분을 투자해 기업 가치가 오른 뒤 차익을 노리는 일반적인 VC의 전략과 달리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동반 성장을 도모해 추후 경영권 인수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투자처를 늘려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원기술투자는 지난주 전선과 해저케이블강선을 개발·제조하는 리오엠엔씨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1만1360주를 취득해 11.1%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리오엠엔씨는 기업 가치를 18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리오엠엔씨는 증용량전선 소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의료용 전선과 항공우주 전선, 해저케이블 소재 및 설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엔 2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04억원)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순이익은 10억을 거뒀다.
동원기술투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반 지주회사의 CVC 설립이 허용된 뒤 지난해 가장 먼저 설립해 등록한 CVC다. 지난해 3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네 건의 투자를 했다. 누적 투자액은 6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엔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인 양·음극재 전극단자 제조 전문기업인 티피에스에 27억원을 투자해 지분 25.5%를 확보했다. 동원시스템즈가 맡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워가고 있는 2차전지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투자다.
동원기술투자는 화장품 원료 제조사와 제약 원료 제조사, 건강기능식품 성분 제조사 등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에서 주력 사업을 키우고 있거나 앞으로 도전할 신사업에 관련된 투자다. 동원기술투자는 단순 시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투자한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나아가 경영권 인수를 통한 계열사 편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동원기술투자는 동원그룹 옛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최상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 대표는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시절부터 그룹의 M&A(인수합병)를 주도한 동원그룹 M&A 키맨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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