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i>대학생 때는 독립하고 싶다고 해서 막았는데, 이제는 취업 후에 아예 집을 안 나가요. 넌 연애도 안 하냐고 물으니까 결혼은커녕 연애 자체가 피곤하고 귀찮다네요. 주변에 괜찮은 사람 있으면 제발 좀 소개해주세요.</i>60대 여성 A씨는 이제 30대가 된 딸에 대해 걱정을 털어놨다. 실제 A씨의 딸처럼 남성과 함께 있고 싶지 않다는 여성이 미혼·비혼 남녀 사이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국 남성 절반은 동년배 여성과 같이 있고 싶은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여성은 그의 절반인 4분의 1정도만 동년배 남성과 함께 있고 싶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저출생 현상에 사회적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이성에 대한 남녀 인식에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나 결혼은커녕 연애도 쉽지 않은 형국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男 56% "동년배 女와 같이 있고 싶다"
女는 27%만…미혼·비혼女는 더 낮아
11일 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결혼과 양육 관련 인식. 동년배 이성'에 따르면 혼인 상태와 무관하게 남성의 56%는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을 '같이 있고 싶은' 존재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중에서는 27%만 '남성과 같이 있고 싶다'는 데 동의했고 41%는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女는 27%만…미혼·비혼女는 더 낮아
미혼과 비혼자의 경우, 이러한 수치는 더 떨어진다. 미혼·비혼 남성 53%는 동년배 여성과 같이 있고 싶다고 했고, 미혼·비혼 여성 21%만이 동년배 남성과 같이 있고 싶다고 한 것이다.
특히 동년배와 같이 있고 싶지 않다는 의견은 미혼·비혼 여성일수록 높았다. 미혼·비혼 남성 22%가 동년배 여성과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는 기혼 남성의 경우에도 같았다. 반면 미혼·비혼 여성의 경우, 43%가 동년배 남성과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같이 있고 싶다는 미혼·비혼 여성의 2배고, 기혼 여성보다 4%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갤럽은 "기혼자의 이성에 대한 생각은 비혼자보다 후한 편으로, 남녀가 서로를 '책임감 있고'(70% 내외), '유능하고'(60% 내외), '솔직하다'(40%대 후반)고 봤다"면서 "단 기혼자가 결혼 전부터 이성을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인지, 결혼 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함께 살다 보니 긍정적으로 바뀌었는지 이 조사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비혼 남녀 절반은 또래 이성에게 '공감하기 어려워'하며, 약 40%는 서로를 '책임감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비혼 남성은 여성에 대해 '유능'(46%)하지만 '가식적'(50%)이라고 느끼는 한편, 비혼 여성은 24%만 남성이 '유능하다'고 봤다.
이은희 대한가정학회장은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으로도 연애나 이성에 대한 욕구 편차가 크다. 통계상 나타나는 수치를 보면 혼인 상태를 불문하고 최근 한국 남성이 이성에 가지는 생각 자체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최근 취업문은 좁아지고 사회경제적인 불안정성 확대에 혼자 살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남녀 모두 이성에 대한 생각이 매우 낮다고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특히 여성이 남성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남성이 여성에 가지는 생각보다 더 낮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생물학적 욕구 편차와 사회적 학습의 종합"이라면서 "이성에 대한 욕구가 더딘 기본적인 저변에 데이트 폭력에 대한 직간접 경험, 결혼 후 가사 및 육아 부담 등에 대한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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