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경북 울진군의 신한울 3·4호기의 원전주기기 제작을 시작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 사업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며 원전 생태계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남 창원 본사에서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열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홍남표 창원시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등 정부와 협력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착수식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수원이 지난 3월 2조9000억원의 공급 계약을 맺은지 두 달만에 열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 주기기에 들어가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를 제작한다. 신한울 3·4 주기기는 한국형 주력 노형인 APR1400을 적용해 호기당 각 1400MW씩, 총 2.8GW 규모로 건설된다. 3호기는 2032년 10월, 4호기는 2033년 10월 준공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행사에서 신한울 3·4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을 공개했다. 자체 용광로로 생산한 200t 규모 합금강을 1만7000t 프레스로 단조작업을 진행해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로 4개 기둥 방식의 프레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성인 남성 24만명이 동시에 누르는 것과 같은 힘이다.
완성된 증기발생기는 높이 약 23m, 무게 약 775t에 이른다. 중형차 520여 대 무게에 해당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높이 약 14.8m, 무게 533t에 달하는 원자로, 길이 70m, 무게 3110t의 터빈발전기를 비롯해 원전계측제어설비(MMIS), 원자로냉각재펌프(RCP) 등 주요 기기도 제작해 신한울에 공급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주기기 제작을 위해 국내 460여 개 원전 협력사와 힘을 모은다.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 제관제작, 열처리 등을 국내 협력사에 발주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약 320억원을 조기 발주했고, 올해는 약 2200억원 규모를 발주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원전 생태계가 더 빨리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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