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는 14일 경기 용인 수원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로 매섭게 추격해온 박지영(26)을 1타 차로 제쳤다.
이날 경기에서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시즌 첫 다승을 노리는 이예원(20), 정규투어 풀시드를 위해 우승이 간절했던 ‘무서운 신예’ 방신실(19), 여기에 투어 2승 보유자인 임진희가 챔피언조에서 맞붙었다. 16번홀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방신실 쪽으로 기운 듯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운 방신실은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반면 임진희는 7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좀처럼 반격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사이 박지영이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치며 선두그룹으로 경기를 마쳤다.
흐름이 달라진 것은 17번홀(파5)이었다. 방신실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빠지면서 2벌타를 받았다. 7.6m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키며 보기로 선방했지만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것은 막지 못했다. 그사이 임진희는 정확한 샷을 앞세워 페어웨이와 그린을 공략해 버디를 잡아냈다.
임진희와 박지영, 방신실이 나란히 공동 1위로 올라선 상황에서 방신실은 다시 한번 흔들렸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버린 것.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렸지만 퍼트 미스가 이어지면서 또다시 한 타를 잃었다.
위기의 순간, 임진희는 정확도로 승부했다. 두 번째 샷이 핀 왼쪽 약 4m 지점에 떨어졌다. 까다로운 거리였지만 임진희는 흔들리지 않고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자인 임진희는 지난해 7월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여름에 강한 모습을 보여온 임진희가 올 시즌에는 봄부터 강자로 떠오른 셈이다.
임진희는 비거리와 정확도를 골고루 갖춘 골퍼다. 이번 대회에서 비거리는 11위, 어프로치는 2위를 기록했다. 위기의 순간에 흔들리지 않는 멘털도 강점이다. 그는 “전반 9개 홀에서 답답한 플레이를 해 (우승에 대한) 마음을 내려놨다. 그랬더니 우승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