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데이터 유출 같은 보안상 문제 때문에 기업들이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생성형 AI에 입력된 내용은 외부 서버에 전송·저장된 뒤 AI 학습에 또다시 활용되는데,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중요 정보가 타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활용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전용 생성형 AI 서비스가 개발되면 보안 걱정 없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자산’ 같은 자료를 자리에서 바로 찾을 수 있고 첨단 반도체 개발 방안, 반도체 장비 배치 최적화 전략 등을 생성형 AI에 묻고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DS부문장을 맡은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도 최근 생성형 AI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SNS를 통해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격차는 매우 크게 증폭될 것 같다”며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AI에서 뒤떨어져서는 경쟁하기 어려운 세상이 코앞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분석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설계 및 공정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빅데이터’ 기반으로 반도체 공정을 혁신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오는 7월 초거대 AI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먼저 공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 전용 생성형 AI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가 오픈AI의 챗GPT를 넘어서는 2040억 개로 알려졌다.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은 챗GPT의 6500배 이상이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반도체를 시작으로 금융, 제조 등 각 산업에서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삼성이 쓴다’는 게 시장 내 보증수표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지은/황정수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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