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맥주 한 캔 사서 서울숲에서 마실까?"
지난 13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 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 사이로 젊은이들 시선이 멈추는 곳이 있었다. 2030 세대가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 중심에 캠핑장을 연상시키는 수제 맥주 팝업스토어가 들어섰다.
주택을 도심 속 이색적 양조장처럼 개조한 이곳은 세븐브로이맥주가 연 수제맥주 팝업스토어 '숲속양조장:세로 ON 대표'다. 이곳에선 곰표 밀맥주의 맛을 그대로 가져온 '대표 밀맥주'를 생맥주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다. 맥주 무료 시음 행사를 열어 지난 주말(13~14일)에만 3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앞서 지난 12일 대표 밀맥주의 맛을 개발한 김희성 세븐브로이 부사장(브루마스터)은 행사장에서 대표 밀맥주 개발 과정 등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최근 출시한 대표 밀맥주에 대해 "겉모습(패키지)은 달라졌어도 '맛'은 곰표 밀맥주 그대로"라고 자신했다.
이어 "대표 밀맥주는 세븐브로이가 20년간 쌓은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정하고 만든 맥주"라면서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 부드러운 밀맥주에 복숭아·파인애플·패션후르츠' 등 친숙한 3가지 향을 섞어 대중적인 맛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행사장 내부는 대표 밀맥주의 탄생 배경과 20년 업력의 제조 노하우를 주제로 한 전시 공간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맛을 보여주기 위한 무료 시음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김 부사장은 경쟁사 곰표 밀맥주와의 맛 차이를 묻는 질문에 "맥주 소유권은 우리에게 있기에 대표 밀맥주는 기존의 곰표 밀맥주와 맛이 동일하다"며 "대한제분과 제주맥주가 새로 만드는 곰표 밀맥주가 대표 밀맥주와 비슷한 맛을 낼지, 새로운 맛을 낼지 궁금하다"고 답했다.
방문객들은 캠핑장처럼 꾸며진 야외 마당 공간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즐겼다. 세븐브로이 측은 일일 1000명 한정으로 대표 밀맥주 한 잔을 무료 제공했다. 손님들은 야외 공간에 배치된 스탠딩 시음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전시물을 구경하며 자유롭게 시음하는 모습이었다.
수제맥주를 따로 구매하거나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세븐브로이맥주의 캔맥주와 논알코올 맥주, 스파클링 음료 등 8종을 판매했다. 캔 맥주 묶음 할인 행사와 함께 각종 선물 증정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번 팝업은 세븐브로이가 창립 20년 만에 처음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다. 이달 13일부터 28일까지 총 16일간 운영된다. 신분증을 지참한 성인만 입장 가능하다.
업계에선 최근 수제맥주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곰표 밀맥주' 상표권을 뺏긴 세븐브로이가 마케팅을 강화하는 시도로 풀이했다.
2020년 5월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과 함께 내놓은 곰표 밀맥주는 출시 후 3년간 6000만캔 이상 판매되며 수제맥주 단독 제품으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상표권 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앞으로는 제주맥주가 대한제분과 함께 곰표 밀맥주를 만든다. 이에 따라 밀맥주 시장에서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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