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에서 굶주림을 참지 못해 민가에 침입한 사자 6마리가 한꺼번에 사살됐다. 비슷한 이유로 목숨을 잃은 사자는 지난주부터 최근까지 총 10마리에 달한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데일리네이션과 미국 CNN방송 등은 전날 사자 6마리가 민가로 들어와 염소 10마리와 개 1마리를 공격하고서 주민들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냐야생동물청(KWS)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부터 "암보셀리 생태계에서 총 10마리의 사자가 사살됐다"면서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사살된 사자 10마리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자로 알려진 '로온키토'도 포함됐다.
동물보호단체 라이언 가디언즈에 따르면 올해 19살 수컷 사자 로온키토는 지난 12일 한밤중 먹이를 찾기 위해 암보셀리 공원을 벗어났다가 마사이족 전사에게 사살당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로온키토를 "10년 넘게 자신의 영역을 지켜온 '전설적인 큰 고양잇과 전사'"로 묘사했었다.
KWS는 "사자 10마리가 거의 동시에 죽은 건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인간의 생명과 야생동물을 모두 보호하면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지속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케냐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야생동물이 인간 서식지에 침입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케냐에서 야생 서식지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전통적인 이동 경로 및 사냥터를 잃으면서 먹이 사냥에 어려움을 겪자 민가로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케냐에서 최초로 실시된 2021년 야생동물 센서스에 따르면 케냐에는 약 2500마리의 사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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