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2학년 때다. 당시 나는 굉장히 힘든 결정을 내렸다. 늘 우러러보고 존경하던 갈라미언 선생님 곁을 떠나 딜레이 선생님에게로 옮긴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내게 “연주자로서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등 여러 의견을 말해줬다. 특히 그때 갈라미언 선생님과 딜레이 선생님은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바이올린과 60년’ 내 인생을 바꾼 '소리나는 수상한 검은 상자'
유치원 교실에서 아이는 아주 신기한 물건을 발견했다. 교실 앞 칠판의 왼쪽에 놓여 있던 큰 상자. 자기 키보다 훨씬 크고 두 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을 정도로 넓었던, 그 거대하고 신기한 상자는 아이에게 흥미롭고 신기하게 다가왔다. 한때는 반짝였을 것 같은 외장은 검은색도 바랠 수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반투명처럼 보였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음악상자’ 명랑하게 무책임한 부정성이 사랑스럽다면
<타너가의 남매들> 속 내가 가장 사랑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바, 나는 가능한 한 즐겁게 받아들이겠어. 내가 삶에서 진보를 이루려는 것도 아니잖아, 난 조금 가지런하게 살고자 할 뿐이야.” 독일어로는 ‘다른 방식’을 의미할 “eine Art und Weise”가 “가지런하게”로 바뀌는 과정에 잔잔하게 소름이 따른다.
문학동네 편집자 이재현의 ‘탐나는 책’ 알람브라 궁전의 장식 미학에 빠진 영국
영국 건축가 오언 존스(1809~1874)는 “장식미술은 직접 보고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장식미술이 특히 그의 장식론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쳤다. 알람브라 궁전은 1238년부터 1358년 사이에 축조된 아랍 군주의 저택으로, 타일, 석조, 목조, 천장 장식, 금박, 모자이크 등의 기하학적 장식이 특징이다.
공예연구가 조새미의 ‘공예의 탄생’ '이상한 여자'는 올빼미 덕에 불행하지 않았다
뮤지컬은 유독 빅토리아 시대를 즐겨 다룬다. 대표적으로 <지킬 앤 하이드> <스위니 토드> 등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떠오른다. 창작 뮤지컬로는 2017년에 초연된 <레드북>이 있다. 하지만 <레드북>은 뭔가 다르다. 주인공 안나 때문이다. 안나의 첫 일성(一聲)은 “난 뭐지?”다. 사는 게 힘들기 때문에 터져 나온 질문이다.
뮤지컬 평론가 최승연의 ‘뮤지컬 인물 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