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보는 미국의 채무불이행 시나리오

입력 2023-05-16 00:27   수정 2023-06-12 00: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정부와 공화당간에 31조4000억 달러(약 4경2천조원)의 부채 한도 인상 논의가 격화되는 가운데 월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1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지난 2021년 9월을 포함, 채무불이행 직전까지 간 사례가 여러번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엔 남은 시간이 짧아 긴장감이 높다며 월가의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대비중인 디폴트 가능성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씨티그룹의 CEO인 제인 프레이저는 이번 논쟁이 이전보다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디폴트의 의미에 대해 매주 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채무를 불이행하면 어떻게 될까?

미 국채의 디폴트에 따른 피해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주가가 급락하고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대출 문서와 레버리지 계약에 엄청난 변동성이 예상된다. 또 2차 시장에서 미국채를 거래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월가 경영진들은 거래 및 대출에 담보로 널리 사용되는 미국채 시장에 기능 장애가 생기고 신뢰성이 떨어지면 이는 파생상품, 모기지 및 상품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 분석가들은 단기 자금 조달 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채권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자산 가격 변동을 견디고 가능한 최악의 시기에 매도하지 않으려면 높은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가능한 시나리오

은행과 브로커리지하우스,중개인 및 거래 플랫폼은 국채 시장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증권금융시장업협회(SIFMA)와 FICC(채권청산소), 청산은행 및 국채 딜러와 같은 국채 시장 이해관계자들이 국채 지급일 전까지 협의를 할 것이다.

SIFMA는 재무부가 만기 유가 증권을 롤오버하고 한 번에 하루씩 연장을 발표해 채권 보유자들에게 상환 시간을 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경우 시장이 계속 기능할 수 있다. 단 지불 지연에 대한 이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가장 파괴적인 시나리오에서 재무부는 원금과 쿠폰 이자를 모두 지불하지 못하고 만기도 연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지급 채권은 더 이상 거래할 수 없으며 국채를 보유, 양도할 수 없다. 지난해 말 뉴욕 연준이 후원하는 산업그룹인 TMPG (미국채시장관행그룹)이 미지급 국채 거래 계획을 검토한 바 있다.

가장 예민한 마지막 단계는 부도난 채권을 시장에서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이다.

FICC를 소유한 청산업체인 DTCC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SIFMA의 플레이북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델링해 업계 파트너 및 규제 기관들과 협력중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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