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급식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인 초코 우유가 퇴출 위기에 처했다. 이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배하게 나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농무부(USDA)는 초콜릿과 딸기 등 향료 첨가 우유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향 우유에 많이 들어가는 첨가당(added sugar)이 어린이 비만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한 연구에 따르면 향이 첨가된 탈지 우유(skim milk)는 학교 아침과 점심 식단 가운데 최고의 첨가당 공급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런 가향 우유는 단 음료만 선호하는 잘못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농무부는 올해 초 학교 급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가향 우유에 대한 추천(권고)을 보류한 바 있다.
현재 농무부는 초·중학교에서 가향 우유를 배제하는 방안 또는 지금처럼 모든 학급에서 계속 가향 우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만약 가향 우유를 허용하더라도 해당 우유에 들어가는 첨가당의 양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신디 롱 농무부 식품영양국장은 "가향 우유는 우리가 최적의 해법을 고민해야 할 도전적인 과제"라면서 "아이들이 우유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지만 첨가당 섭취를 줄일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농업계와 교육계 일부는 반발하고 있다. 가향 우유를 금지하면 아이들이 우유 자체를 덜 마시면서 칼슘과 단백질 등 영양소 섭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실제 2019년 매사추세츠주의 한 교육구에서 가향 우유를 금지한 결과 학생들의 57%만 우유를 급식으로 선택했다. 가향 우유를 계속 허용한 다른 교육구 학생의 94%가 우유를 마신 것과 대조적이다.
초코 우유를 계속 금지하면 아이들도 결국 흰 우유를 마시게 된다는 조사도 있다. 지난 2017년 뉴잉글랜드의 한 교육구에서 초코 우유가 사라진 후 흰 우유를 섭취한 학생은 52%를 밑돌았으나 2년 뒤에는 72%가 흰 우유를 마시게 됐다.
미국 농무부 식품영양국은 내년 중 가향 우유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당국은 가향 우유를 제외한 급식 새 규정을 2024~2025 학기를 시작으로 향후 7년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가향 우유와 관련된 규정은 이르면 2025∼2026 학기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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