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박 이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어제 회사에 사표를 냈고 즉시 수리됐다"면서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당국 다양한 관계자들이 우리 회사 측에 '박 이사가 계속해서 자리를 유지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 저로서도 그대로 회사에 있기가 어렵다고 판단, 사표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는 금양에 대해 자사주 처분 계획에 대한 공시불이행(지연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1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박 이사가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이사는 당시 1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할 방침이라면서, 장내 매도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매각 방법으로 거론했다. 회사의 자사주 처분 계획을 소수의 투자자들에게만 미리 공유했단 점을 두고, 거래소 측은 "부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한편 박 이사는 통화에서 "다시 발언 당시로 돌아갔어도 같은 발언을 했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투자자들을 위해 해야 할 말도 못하고 살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우리 금융시장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다만 거래소 측은 "거래소가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는 박 이사의 주장에 반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최근 금양의 공시 책임자에게 '공시 규정을 잘 지켜달라'고 요청하고 계도했다. 그것이 거래소의 업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시 규정을 잘 지켜달라는 취지의 말만 했을 뿐 개인의 사퇴를 종용하거나 압박하진 않았단 의미다.
이날 오전 10시11분 현재 금양 주가는 전일 대비 3500원(5.69%) 밀린 5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현재 기준 장중 기록한 최저가는 5만7600원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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