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토요일에 서울 청계광장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연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80억대 코인 투자 의혹'으로 지지율 하락 위기에 몰린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통해 정부의 대일 외교기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자극하고, 여론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이날 각 지역위원회와 의원실에 공지를 보내 오는 20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를 예고했다. 지도부는 공지에서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및 각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지역위원회 당원을 참석 대상으로 공지했다. 사실상의 총동원령을 내린 셈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취임 후 주요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장외투쟁을 꺼내든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정권 규탄대회' 및 '대일 굴욕 외교 규탄 범국민대회'를 매주 토요일마다 열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중앙당은 집회를 며칠 앞두고 각 지역위원회에 최소 참석 인원을 공지해 지역 현장에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모든 지역위가 참가하는 당 차원의 집회는 약 두달만이다.
한동안 중단됐단 장외투쟁이 재개된 것은 이른바 '김남국 코인 사태'가 민주당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지도부의 상황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9일에서 11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18~29세 지지율은 직전조사(31%)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19%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즌에서±31.%포인트였다.
민주당이 지난주 쇄신의총을 앞두고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일반 국민의 단 21.3%만이 '민주당의 도덕성이 국민의힘보다 낫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원의 66.2%가 민주당의 도덕성을 더 높게 평가한 것과 크게 엇갈리는 결과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이번 사태가 총선을 1년 앞두고 민주당 지지율을 짓누르는 장기 악재로 자리잡기 전에 행동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서울 지역 의원실 보좌관은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 없는 수도권 의원들은 그야말로 '아노미 상태'"라며 "민주당 관련 기사가 온톤 김 의원 코인 투자 관련 소식으로 도배되는 상황이라 지도부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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