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7일 10: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은행 위기와 금리 상승, 채권 시장 경색 등으로 다이렉트 렌딩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이렉트 렌딩이란 운용사 등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에 펀드 자금을 활용해 직접 대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마이클 패터슨 HPS인베스트먼트 파트너(사진)는 17일 열린 'ASK 2023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신용등급이 B등급 이하이거나 리파이낸싱이 어려운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이렉트 렌딩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3년 내 프라이빗 크레딧 부문에서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HPS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프라이빗인베스트먼트 회사로 101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795억 달러가 프라이빗 크레딧이다.
패터슨 파트너는 "현재 크레딧 시장은 기준금리와 스프레드가 동시에 증가해 매우 불안정하고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지난해 레버리지론이 급격히 감소했고 특히 하이일드 채권 발행은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미국 지역은행 위기로 크레딧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 CFO들은 대출을 꺼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패터슨 파트너는 앞으로 3년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하이일드 채권은 2024년까지 1000억 달러 규모가 만기에 도달해 최근 5년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며 "신용등급이 싱글 B등급 이하의 기업들은 적절한 크레딧을 확보하기 어려워져서 정말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 이하로 내려갈 경우 기업의 조달 비용이 70bps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터슨 파트너는 "이 정도로 금융 비용이 늘면 리파이낸싱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다이렉트 렌딩이 이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이렉트 렌딩 기관은 슈퍼시니어 대출을 기존 자본 구조상 얹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대출 자산에 신규 대출을 받아 자산 유출을 막고 자본 구조를 갖춘 뒤 일부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한 LBO를 커버하기 위해 기존 대주들이 회수 구조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HPS인베스터먼트에 따르면 레버리지 금융시장에서 프라이빗 크레딧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에서 지난해 24%로 급증했다. 패터슨 파트너는 "장기적으로는 사모 대출 비중이 늘어나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디겠지만 어느 정도 성장 한계는 있다"면서 "그러나 위험조정수익률 측면에서는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이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그물을 많이 쳐서 기회를 확장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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