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공정채용법' 당론 채택…"채용비리 합격자 퇴출"

입력 2023-05-17 16:40   수정 2023-05-17 16:43



국민의힘이 17일 '공정채용법 개정안'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채용법 개정안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채용법은 현행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채용공정'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발의됐다는 설명이다.

공정채용법은 채용강요·채용세습에 대한 제재를 ’형사 처벌‘까지 상향하는 내용과 채용비리 합격자에 대한 채용취소, 부정채용 피해자에 대한 구제를 골자로 한다.
○채용 강요하면 '형사처벌'...채용비리 합격자는 '퇴출'
국민의힘이 이날 밝힌 공정채용법안에 따르면, △구인자의 사업을 방해하거나 협박·강요하는 행위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의 친족에 대한 우선·특별채용 요구 △특정인 또는 특정집단의 채용을 위해 법을 위반해 부정한 청탁 또는 알선 △금전, 물품, 향응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ㆍ제공하거나 이를 약속하는 행위를 '채용 강요'로 규정하고 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릴 수 있게 한다.

현행 채용절차법에서는 과태료 3000만원이 최대 제재 한도라 실효적인 예방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채용 비리 합격자에 대한 '채용 취소' 조항 마련하고, 채용비리 청탁자 등을 처벌하는 규정도 신설한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기업 인사담당자 등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채용비리로 합격한 자의 채용을 취소할 수 있게 한다.

그간 채용비리로 합격한 당사자가 직접 그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채용취소나 징계해고 하기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채용비리 합격자를 어렵사리 해고해도 번번이 법원에서 소송을 거쳐 복직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부정채용' 처벌 규정 도입
부정채용 행위에 개입한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 규정도 마련된다. '구인자나 구직자를 위해 행위하는 자'가 부정 채용행위를 할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특정인 등의 명단을 별도로 작성·관리 △특정인의 인적 관계에 대한 정보를 채용에 관여하는 자에게 알리는 행위 △평가 기준·점수·등급 등을 조작·변경하는 행위 △특정인을 위해 별도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등 채용과정을 별도로 운영하는 행위 등을 '부정채용 행위'로 규율하고 최대 5년이하의 징역 또 벌금 5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까지 허용하게 된다.

그간 채용 비리를 청탁한 자의 경우 채용절차법 등에 별도 처벌 규정이 없어서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야 했다. 하지만 범죄 성립 요건이 까다로워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밖에 정당한 이유 없는 개인정보 요구도 금지된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에서 수집을 금지하고 있는 정보에 대해 면접 과정서 질문하거나, 수집이 금지된 정보인 혼인여부를 혼인·출산계획 및 자녀의 수 등 혼인과 관련된 정보를 통해 알아내는 '꼼수'도 금지된다.

채용된 이후 연봉이나 근로조건 등을 바꾸는 것도 제재 대상이 된다.

개정안은 구인자가 채용광고를 바꾸려면 변경 이유와 변경 내용을 구직자에 지체 없이 고지하도록 했다. 채용 대상자를 확정한 후 채용 광고의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변경 이유와 내용을 지체 없이 고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미래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고용세습 등 불법적인 단체협약은 시정조치하고, 세습 기득권 철폐를 위한 공정채용법 개정안을 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동개혁특위가 1호 법안으로 공정채용법을 택한 것은 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공정 아젠다를 재차 강조하고, 채용 시장에 나서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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