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은 17일 세종시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전문가’ 출신 장관으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 장관은 오늘날 시스템반도체의 표준인 ‘벌크 핀펫’ 기술을 KAIST와 함께 개발한 반도체 분야 석학이다. 전통적 반도체 구조를 3차원으로 변환한 이 기술은 오늘날 모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애플, 대만 TSMC 등 글로벌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으로 일하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 장관은 “기술이 경제와 안보의 중심이 되는 기술 패권 시대에 한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고 그 중심에 과기정통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지난 1년 동안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차세대전지 등 한국 3대 주력 산업의 성장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관 취임 전부터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에 차별화한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으며 앞으로도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시범 테스트를 추진하고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을 토대로 전략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KAIST 등 4대 과기원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우수 인력 육성에도 힘을 쏟으며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반도체 전공이 미국과 기술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서 저전력 AI 반도체를 2011년부터 연구했다는 사실을 언급하자 백악관 과학기술정책 실장이 매우 관심을 보였다”며 “미국 측에도 한국과 기술 교류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지속할 수 있는 협력 관계가 유지된다”고 했다.
이어 “19일 예정된 ‘한·미 과기공동위’에서 반도체 협력 부분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정해졌다”면서도 “첨단 반도체 연구와 관련한 협력 규모와 범위에 대해선 과기정통부도 면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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