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부실자산 펀드 매력"…KIC "불황엔 세컨더리 시장 주목"

입력 2023-05-17 18:39   수정 2023-05-18 02:37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한국 대표 연기금의 수장들은 경기 침체 때 투자 기회를 낼 수 있는 디스트레스드펀드(distressed fund·부실자산 인수 전문 펀드)나 세컨더리펀드(벤처펀드 등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펀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7일 ‘ASK 2023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서 “사모주식은 경기 침체와 시장 괴리가 발생할 때 투자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디스트레스드펀드 투자 확대를 검토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사모대출 집행도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주식 중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출을 활용할 것”이라며 “저평가된 자산을 중심으로 헤지펀드 투자도 함께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그로스(성장주식 투자), 디스트레스드, 세컨더리, 벤처투자(VC), 사모대출, 멀티애셋(multi asset)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쓰고 있다.

진승호 KIC 사장도 기조연설에서 시장 침체를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침체로 조기에 자금을 회수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투자자의 동향을 살펴 우량 자산을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세컨더리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최근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 등으로 은행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유동성 축소가 가속화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에서 사모대출 시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우량한 투자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사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재생에너지,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수요가 증가하는 디지털 인프라처럼 거시경제 변동에 민감도가 낮은 자산을 눈여겨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재택근무 확산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는 오피스 섹터에 관해선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진 사장은 “올해 KIC는 인플레이션 전가가 가능하고, 반복적 현금흐름 수취가 가능한 자산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대체 자산군 내에서도 사모채권과 인프라 투자 비중을 상향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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