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월 14만위안(약 2670만원)에 '하녀' 역할을 할 개인 유모를 고용한다는 구인 광고가 올라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17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가사 서비스 회사의 에이전트는 최근 이런 내용의 구인 광고를 냈다. 상하이에 사는 한 여성이 자신의 옷을 입혀주고 벗겨주는 등 사실상의 하녀 역할을 할 유모를 찾는다는 것이다.
지원자 조건으로 관찰력이 있고, 자존심이 높지 않은 사람을 원한다고 했다. 이밖에 키 165cm 이상, 체중은 55kg 미만이며, 얼굴은 준수해야 하고 노래와 춤을 잘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또 중등학교 이상 졸업자만 지원할 수 있다.
업무와 관련해선 일상적인 집안일에 더해 발을 뻗으면 신발 신겨주기, 어깨 흔들면 옷 벗겨주기, 집 도착 10분 전 문 옆에서 기다렸다가 신발 벗겨주기, 발 씻겨주고 마사지, 필요할 때마다 물과 과일을 준비하기 등 업무도 포함됐다. '고대의 여종'처럼 기꺼이 무릎을 꿇고 서비스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근무시간은 12시간씩 일일 2교대로, 14만 위안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 급여는 영국 버킹엄궁의 집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하이의 평균 월급은 1만1396위안(약 217만원)이라고 한다. 상하이 평균 월급을 훨씬 웃도는 월급에 중국 소셜미디어는 충격을 받았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중국 매체의 홍성신문 기자가 지원자로 위장해 에이전트에게 연락했을 때, 이 에이전트는 고용주가 이미 12시간 교대 근무를 위해 두 명의 비동거 유모를 모집했고 실제 14만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가사 서비스 회사 관계자는 "양측이 사전에 합의하고, 법을 어기거나 법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이러한 고용 조건이) 허용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이 정도면 나라도 하겠다"라는 반응이 나온 한편,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기 전의 왕조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비판도 나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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