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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COMEUP) 2023’이 오는 11월 8~1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립니다. 그동안 정부(중소벤처기업부) 주도로 개최됐던 컴업은 지난해부터 민간 주도, 정부 조력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행사 주관을 맡아 스타트업이 주인공이 되는 이벤트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올해 컴업 참여를 원하는 스타트업들을 위해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한편 선배 창업가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지난해 컴업은 전 세계에서 온오프라인 참관객 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5만7000여 명(연인원)을 기록했다. 컴업 행사를 주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해 행사 성공에 이어 올해 컴업에서는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년(51명)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68명의 대규모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원장은 코스포 의장을 맡고 있는 박재욱 쏘카 대표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등 기존 자문위원들 상당수가 연속 참여한다. 새로운 자문위원으로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 윤미옥 여성벤처협회장 등 벤처·스타트업계 협·단체장이 다수 포함됐다. 김도현 국민대 교수와 전성민 가천대 교수 등 학계, 브라이언 장 콜라보레이티브펀드 아시아총괄 대표와 클라우스 뷔헤이지 10X이노베이션랩 대표 등 글로벌 인사도 함께한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이기혁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총괄 등 빅테크 관계자들도 자문위원에 포함됐다.
코스포는 올해 컴업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컴업스타즈 2023'을 다음달 2일까지 모집한다. 우선 누적 투자 유치액이 10억원 미만이고 창업한 지 7년이 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루키리그’에서 100개사를 선발한다. 또 대학생·대학원생 예비 창업자나 창업 6개월 미만의 대학 소속 극초기 스타트업 대상인 '아카데미리그'에서 30개사를 선정한다. 시리즈A·B 투자까지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로켓리그'는 20개사를 초청해 선배 창업가로서 성장 경험과 글로벌 진출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올해 컴업스타즈 선정 결과는 심사를 거쳐 7월 3일 발표된다. 루키리그 100개사 가운데 토너먼트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발된 40개사는 오는 11월 컴업 본행사에서 공개 IR(기업 설명) 피칭을 하게 된다. 또 맞춤형 액셀러레이팅부터 투자사, 글로벌 기업과의 비즈니스 매칭, 전용 홍보 부스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 연수 기회와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입주 시 할인도 해준다.
컴업 워크숍에서 만나 투자 유치까지
과거 컴업스타즈로 선발된 선배 창업자들은 '컴업은 놓치지 말아야 할 스타트업 행사'라고 강조한다. 컴업스타즈 2022 루키리그로 선발된 로봇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플라잎은 컴업스타즈 워크숍에서 시작된 인연이 투자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KB인베스트먼트와 인텍플러스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플라잎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산업용 협동 로봇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로봇의 눈과 행동, 감각까지 AI를 적용해 사전에 프로그래밍한 대로만 작업을 반복하는 전통적 산업용 로봇의 한계를 극복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드 투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후속 투자를 이끌어 냈다.
컴업 2022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지애 KB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플라잎은 부산에서 열린 컴업스타즈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다”며 “스타트업들과 팀을 이뤄 퀴즈를 풀고 아이디어도 내다 보니 온종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정태영 플라잎 대표가 평소 관심이 많던 로봇 분야 창업가여서 더욱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워크숍 이후에도 플라잎과 미팅을 지속했고 결국 투자를 결정했다.
기업 간 거래(B2B) 중고마켓 솔루션 ‘릴레이’를 운영 중인 마들렌메모리도 컴업 참가 후 투자 유치가 가시화된 곳이다. “컴업 2022 참가 당시 프리A 투자를 막 시작한 시기였다”는 유재원 마들렌메모리 대표는 “컴업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투자자를 만날 수 있었고, 현장에서 많은 투자자들과 미팅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확정 전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당시 만났던 투자사 중 한 곳과 현재 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컴업은 투자사와 잠재 고객에게 회사를 알리기에 가장 좋은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컴업스타즈 선정되면 투자자에게 신뢰 줘"
초기 단계 스타트업일수록 컴업스타즈 선정은 큰 의미가 된다. 투자자에게 내세울 수 있는 주요한 이력이 되기 때문이다. 경험 많은 투자자와 생태계 관계자들이 밀도 높은 심사를 통해 선발하는 컴업스타즈는 사업 모델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중요한 관문으로 여겨진다.정용희 굿샵 대표는 지난해 루키리그 컴업스타즈로 참가했다. 굿샵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 주류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정 대표는 "사업 초기 ‘주류’라는 업종의 한계 때문에 정부 사업에 선정되기도 어려웠고, 투자시장에 대한 지식도 부족해 벤처캐피털(VC) 접촉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컴업 행사 기간 SL인베스트먼트, 원빌리언, 스트롱벤처스 등 좋은 투자사를 만날 수 있었다”며 “미팅을 반복하면서 IR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한 액셀러레이터(AC)와 프리A 투자 협상 중이다.
대기업과 풍부한 협업 기회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컴업의 장점이다. 지난해 컴업에 처음 참가한 CJ ENM은 현장 부스에서 만난 마케팅 플랫폼 스타트업 스토어링크와 협업하고 있다. 스토어링크는 AI를 활용해 약 2100억 건의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 셀러들이 판매하는 상품 키워드 분석, 순위 추적, 브랜드 관여도, 상세 페이지 최적화 진단 등을 통해 최적화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배민욱 CJ 온스타일 성장추진팀장은 “AI 기술 등으로 오픈마켓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마케팅 솔루션에 접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행사 이후 몇 차례 미팅을 거쳐 키친웨어 브랜드인 ‘바오먼트’ 마케팅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토어링크는 CJ온스타일의 H&B(헬스앤뷰티)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인 ‘온(ON)큐베이팅’의 파트너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멘토링을 받던 회사가 조언을 해주는 선배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스토어링크는 최근 투자 혹한기에도 기술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신한벤처투자로부터 2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쇼 'CES 2023'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받은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는 2021년 컴업스타즈 출신이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컴업을 ‘일회성 행사가 아닌 인연의 시작점을 만드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스타트업 창업가와 종사자,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투자자, 생태계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폭넓게 만날 수 있는 장(場)이라는 것이다.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세계 각국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컴업을 통해 성장하고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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