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9일 14: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무원연금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실시하는 글로벌 바이아웃·그로스 출자 사업에 여러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해외 LP(출자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한국 시장에서도 펀드 위탁자금을 받아 LP 다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지난 17일 해외 바이아웃·그로스 전략 해외 PEF 위탁운용사 접수를 마감했다. 총 25곳 넘는 PEF 운용사가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3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블랙스톤 등도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국내 출자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으로 펀드 자금 모집(펀드 레이징)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미, 유럽 지역 해외 LP들은 대체투자 비중이 높아져 있어 추가 출자를 꺼리는 상황이다. 공모 시장(Public market)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반대로 사모 시장(Private market) 익스포저(위험 노출) 비중이 급격히 상승해 신규 PEF 출자를 늘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무원연금은 1억20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2~3개 글로벌 PEF 운용사에 맡길 예정이다. 대체투자 후발 주자에 해당하는 국내 연기금들은 상대적으로 대체 비중이 낮아 자금을 집행할 여유가 있다. 공무원연금 대체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5.1%로 절반 이상을 대체 분야에 투자하는 해외 LP들보다 낮은 편이다.
게다가 공무원연금의 첫 글로벌 바이아웃·그로스 출자 사업이라는 점에서 관계 형성에 공을 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처음 출자 사업부터 관계를 쌓아놓게 되면 추후 다른 GP(운용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또 공무원연금이 국내 3대 연기금이라는 점도 출자 경쟁에 뛰어드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공무원연금은 정량평가와 구술심사(PT)를 거쳐 7월께 해외 PEF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펀드는 북미와 유럽 투자 비중이 80% 이상이어야 하며 특정 섹터 투자 비중이 80% 이상이면 제외된다. 설립 후 15년 이상인 운용사만 지원할 수 있으며 모집 대상 전략의 누적 투자규모는 15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바이아웃 펀드는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이나 핵심 자산을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구조조정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펀드다. 그로스 펀드는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통해 매입한 다음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엑시트(투자 회수)를 꾀한다.
한 PEF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에 편중된 LP를 갖고 있는 GP들은 최근 펀드 레이징에 어려움을 겪으며 LP 다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또 공무원연금의 퍼스트 무버 어드벤티지(First mover advantage)를 선점해 앞으로 계속 좋은 관계를 쌓아나가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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