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에 썩어버린 파프리카…1주일새 37% 올라

입력 2023-05-19 17:32   수정 2023-05-20 01:21

낮과 밤의 온도 차가 20도에 육박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파프리카, 무 등 채소류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적 여름 과일인 수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 시장에서 국내산 파프리카 거래가격은 ㎏당 4744원으로 전주 대비 37.2% 올랐다. 이는 평년(2013~2022년) 5월 평균 가격인 2751원에 비하면 72.4% 높다. 무 가격도 상승을 거듭해 지난주보다 8.4% 오른 653원에 판매됐다. 평년(512원)보다는 27.5% 비싸다.


원인은 큰 일교차다. 파프리카에 이슬이 맺혀 병원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다. 연중 재배되는 파프리카는 봄에 경상도 지역에서 재배되다가 초여름부터 전라도와 강원도로 산지가 바뀐다. 전라북도 김제 등은 지난달부터 일교차가 부쩍 커지며 생육이 부진했다. 강원도 역시 밑동이 썩는 푸사륨병이 돌아 출하량 자체가 감소했다.

테란에 따르면 5월 1~18일 국내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파프리카는 1667t이다. 말일까지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5월 거래량은 약 2500t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평년 5월 거래량(3822t)보다 34.5% 적다.

한 대형마트 채소담당 바이어는 “파프리카는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한반도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작물”이라며 “전라도 산지 출하량이 회복되는 6월 초 시세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도 참외 수박 등 여름 과일도 차례로 시장에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포도는 작년보다 25.1%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5월 중·하순에 맛볼 수 있는 포도는 외국산 포도가 대부분이다. 한 식자재유통업체 채소담당 바이어는 “고급 포도가 유행하며 우리나라에서 예전만큼 남미산 수입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도 샤인머스캣 선호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국내에 들어오는 남미산 포도 물량이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평년보다 큰 일교차는 고품질 수박 생산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하우스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과육이 물러지기 쉽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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