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탄소 포집·저장' 사업 200개 육박

입력 2023-05-21 17:30   수정 2023-05-22 00:37

글로벌 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가 200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CCS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출 시설, 산업 시설 등 기존 사업 설비에서 탄소를 최대 99%까지 포집할 수 있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반면 한국 기업의 CCS 개발 프로젝트는 5개에 불과해 한국이 CCS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호주의 비영리기관인 글로벌CCS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 운행 중이거나 추진 중인 CCS는 세계에 196개다. 2021년 135개에서 규모가 늘었다.

196개 중 30개는 이미 운영 중이며 11개는 건설 중, 153개는 개발 단계로 집계됐다.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가동되면 연간 이산화탄소 처리용량은 2억4397만t에 이른다. 연구소 관계자는 “천연가스부터 시멘트, 철강, 비료 등은 당장 탄소 배출을 완화하기 어렵다”며 “여러 산업에 현실적인 탄소 중립 대안은 CCS”라고 강조했다.

미국 독일 등은 CCS를 탄소 중립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기고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미국은 포집한 이산화탄소 t당 60~85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으며, 캐나다도 CCS 투자비용 50%에 대한 세액을 공제해준다. 북미 지역에서 작년 기준 18개의 CCS 프로젝트가 상업 운영 중인 이유다.

에너지업계에선 CCS 관련 법규와 세제혜택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한국의 CCS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중앙 부처의 수소 지원과 정책 마련이 이유 없이 늦어지고 있다”며 “CCS 프로젝트 수에서 밀리면 수소 공급량이 줄어드는 등 수소산업 경쟁 구도에서도 밀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관련 기업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CCS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 E&S는 2025년부터 호주의 ‘바로사 가스전’에 CCS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시기다. 여기서 생산한 ‘저탄소 LNG’를 국내로 들여와 한국 수소산업 발전에 기반이 되는 블루 수소 공급을 맡는다. 지난해엔 ‘탄소 중립 기술센터’를 신설해 바로사 가스전 이외에 CCS 사업화를 검토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에너지 부문 산하에 CCS 사업화 추진화를 신설했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페트로나스와 국내에서 포집한 탄소를 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국내 산업시설에서 나온 탄소를 말레이시아로 운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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