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를 가진 수출특화 품목은 2013년 401개에서 지난해 375개로 줄어든 반면 열위에 있는 수입특화 품목은 815개에서 846개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입특화 품목이 31개 증가해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데 비해 수출특화 품목은 26개 감소하는 등 급격히 심화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7년 3.23%에서 지난해 2.74%로 추락했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 수출 하락은 성장률 둔화는 물론 경제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제 경제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중반 아래로 앞다퉈 떨어뜨린 이유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년 만에 대만에 밀리고,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에 추월당한 근본 원인도 무너져 내리는 수출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역전된 뒤 고착화할 가능성도 높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험 등으로 산업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조선, 디스플레이, 가전, 통신 등 기존 주력 산업뿐 아니라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첨단 산업 역시 글로벌 지형 재편을 마주하고 있다. 천수답처럼 반도체 사이클 호전과 중국 리오프닝 특수를 바라며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기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는 단기적 지원을 통한 수출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런 대증 처방으로는 안 된다.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과감히 바꿔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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