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시스템 통합, 포트원 코드 하나면 10분 만에"[CEO 인터뷰]

입력 2023-05-26 08:08  

이 기사는 05월 26일 08: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의 결제·정산 시스템 변화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고객 비즈니스가 성장함에 따라 결제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해지죠. 정산 시스템 구축과 연동에만 개발자들이 4개월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데 포트원의 코드 한 줄만 있다면 10분 만에 가능합니다"

페이먼트 테크 전문기업 코리아포트원(Korea PortOne)을 이끄는 정영주 최고경영자(CEO)는 26일 회사의 경쟁력을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포트원을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숨은 조력자'라고 설명한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점점 커질수록 결제 통합관리가 절실해지면서 자체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많이 쓰게 된다"며 "직접 구축할 필요 없이 최소한의 엔지니어 리소스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회사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작년 연간 거래액으로 10조원을 넘겼다. 2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연간 거래액은 3조원이었다. 차이그룹에 인수되면서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겪었다. 차이페이홀딩컴퍼니는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회장이 싱가포르에 세운 회사로,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로 잘 알려져 있는 차이코퍼레이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포트원이 그룹 핵심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차이페이홀딩컴퍼니는 포트원홀딩스로, 자회사 차이페이SG는 포트원SG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차이그룹도 이제 포트원그룹이라 불린다.

인수 1년 만에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미국의 나이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나이카파트너스는 지역 투자가 한정돼 있는 펀드였음에도 회장이 직접 출자자(LP)들을 찾아 설득하면서 투자를 성사시켜 화제였다. 아시아 포트폴리오로는 포트원이 유일하다.

2020년 회사 인수와 함께 포트원에 합류한 정 대표는 커머스 산업에 정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2007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입학해 2012년 회사를 창업했다. '헬로하우스'라는 인테리어 SNS를 운영하는 업체였다. 이후 '핫텔' 운영사인 우즈웨어에 CSO로 합류했다. 당시 여행 분야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준비 중이었던 티몬의 눈에 들면서 팀이 인수 고용(acq-hire·어크 하이어)됐다. 2016년부터 3년간 티몬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로 있었다. 포트원에는 사업총괄로 합류했다가 작년 7월부터 CEO에 올랐다.

다음은 정영주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포트원은 어떤 일을 하나.
많이들 포트원이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냐고 헷갈려 한다. PG는 아니고 PG사 위에 있는 레이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PG가 결제를 프로세싱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결제를 일으키기 위한 솔루션 기반을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만 PG사가 무려 127곳이 존재한다. PG사마다 제공하는 연동방식이나 입점 기준, 수수료 등이 달라 고객 사업에 맞는 PG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고객 사업이 성장하면서 PG사를 변경하거나 여러 PG사를 연동해야 할 때에도 많은 개발 리소스를 써야 한다. 포트원을 통해 개발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PG사와 수수료를 조율하는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합결제를 도와주는 건가
간단하다. 개발자가 개발 프로그램을 켜서 저희 웹사이트 코드 한 줄만 넣으면 끝난다. 10분 만에 끝낼 수 있도록 정형화해서 만들었다. 비용도 크게 준다. 초기 비용에서 약 85%를 절약할 수 있다. PG사를 변경하거나 추가할 때에도 변수 하나만 바꾸면 쉽게 세팅할 수 있다.

Q. 기업들이 포트원을 찾는 니즈는 뭔가
PG사로부터 정산 금액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맞추는 작업이 꽤나 복잡하고 번거롭다. 플랫폼 마켓플레이스를 하는 곳이라면 하위 셀러들에게 자동화된 방식으로 정확하게 정산해주는 게 특히 중요하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성장하는 데에 집중해야 하는데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충분히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화할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최근 파트너 정산 서비스를 신규로 출시했다.

Q. 파트너 정산 서비스가 출시된 배경이 궁금하다
커머스 생태계를 이끄는 산업은 사실 마켓플레이스 커머스다. 대부분 여기서 거래액이 난다. 이들이 가장 고통받는 것 중 하나가 파트너 정산이다. 초기엔 하위 셀러가 많지 않다 보니 엑셀 작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파트너사가 1000곳씩 늘어나면 더이상 사람이 할 수 없다. 상품마다 계약 구조가 다른데 일일이 손으로 관리할 수가 없다. 이런 건 시스템화해서 실수 없게 해야 한다. 파트너 정산 서비스는 특히 고객사 만족도가 높다.

Q. 결제 데이터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 같다.
맞다. 2분기엔 비즈니스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애널리틱스 서비스를 출시한다. 커머스 기업은 결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할 수밖에 없다. 사업 초기엔 결제 확인만 하면 되는데 고객군이 늘면 결제 수단을 확장하고 수수료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대부분 감을 잡고난 뒤엔 결제 전환율을 신경쓴다. 이때부터 재무팀이 갖춰진다. 재무팀은 결제부터 재고, 배송, 정산까지 묶어서 보고 싶어한다. 프로덕트 마케팅팀도 니즈가 많아진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리고 어떤 고객이 어떤 구매 사이클을 갖는지를 궁금해한다. 애널리틱스를 통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다.

Q. 고객사에는 어떤 곳이 있나.
SK네트웍스와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성장 기업들도 다수 고객으로 두고 있다. 오늘의집, 크림, 원스토어, 패스트캠퍼스, 숨고, 번개장터, 펫프렌즈 등이 대표적이다.

Q. 거래액이 10조원까지 성장했다.
해외 결제 멀티 PG도 지원하고 있어 거래액 규모가 큰 편이다. 통합 결제는 특정 로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보통 B2C 사업들이 한국에서 크다가 해외 진출하면서 로컬라이징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은데, 통합 결제는 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로컬라이즈 자체가 업의 본질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은 이제 막 커머스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어 큰 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Q. '한국의 스트라이프'를 표방하고 있다.
결제 연동 서비스를 하고 있는 미국의 스트라이프(Stripe)와 사업 형태가 유사하다. 스트라이프는 한때 기업가치가 100조원을 넘겼던 기업이다. 지금은 경기 침체로 페이먼트 시장 역시 부침을 겪고 있지만 매출의 100배까지도 기업가치가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선 포트원이 스트라이프를 모델로 내걸 수 있는 독보적인 회사라고 본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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