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자 회담을 위해 독일 총리로는 3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총리와 공식 만찬을 함께하며 독일어로 이렇게 건배사를 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독일어로 '우리는 어려울 때 비로소 친구를 알아볼 수 있다'는 독일 속담을 꺼내며 한독 양국의 글로벌 복합위기 공동 대응과 우호 증진 의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독일식 양배추 절임인 '사우어 크라우트' 등이 만찬 테이블에 올라 숄츠 총리와 참모들이 즐거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기초적인 독일어는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지난 2월 21일 국무회의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 않고'라는 독일 시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시구를 원어로 인용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독일을 "가치의 파트너"라고 지칭했다. 숄츠 총리는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존경한다"고 표현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전날 한국을 방문한 숄츠 총리는 비무장지대(DMZ)를 찾고 윤 대통령과 만난 뒤 당일 귀국했다.
숄츠 총리는 짧은 체류에 아쉬워했으며, 윤 대통령에게 독일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한독 수교 140주년으로, 연내 답방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숄츠 총리는 방한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한국어 트윗을 올려 윤석열 대통령의 환대에 고마움을 전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오전 1시쯤 트위터에 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고 한국어와 독일어로 나란히 인사말을 적었다.
그는 "기후중립을 향해 나아감에 있어 독일은 한국과 무역에 대한 제약 없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저의 주도로 기후클럽이 결성됐다"고 썼다. 이어 "한국의 동참 의사를 환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기후클럽은 2050년 기후중립 달성을 목표로 독일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이던 2022년 결성됐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숄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숄츠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독일을 포함한 G7 국가들, 여타 유사 입장국과 함께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과 함께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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