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 의원의 인신공격성 발언에 이례적으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최근 환율 상승, 수출 부진 등 경제 부진의 책임을 물으며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라고 비판한 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서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추 부총리에게 "입만 열면 세계 경제 탓만 하는데 이것은 국민 기만"이라며 "입벌구란 말 아시냐. 입만 열면 구라라는 것인데 비속어가 있다하니 '입열거'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 '입벌구'를 '입열거'로 정정했지만 실질적으론 같은 취지의 발언이다.
이 발언에 추 부총리는 격노한 기색을 보이며 양 의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추 부총리는 “저도 의원 신분으로 국무위원을 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이) 정부 비판을 하고 잘못을 지적하는(것은 맞다)"면서도 "의원의 자리에 있다 해서 아무 표현이나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제가 거짓말 한 것 있으면 말씀해보십시오"라며 "(인식공격에)국무의원은 아무말도 못합니까"라고 반박했다.
추 부총리와 양 의원간의 말다툼은 양 의원이 최근 환율 급등, 경상수지 악화, 재정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침체 등에 대해 전 정부나 대외적 요인보다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논란이 격화되자 윤영석 기재위원장은 양 의원에게 "정부 관계자들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거짓말이 있으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시고 이것이 거짓말이 아니냐고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 의원은 "물가 잡는다더니 거짓말"이라고 답했다.
추 부총리는 "지금 물가가 4월이 3.7%.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에 3%대 물가를 기록하는 나라는 6개 국가로 저물가로 시름하는 일본 제외하면 5개다"며 "1년 만에 3%대 물가 갖고 왔다"고 반박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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