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빕스' 등 2~5만원대 뷔페 레스토랑의 매출이 치솟고 있다. 외식비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뷔페가 오히려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 외식장소'로 인식되며 가족 모임, 직장인 회식 등 단체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영업중단과 구조조정을 겪어 낸 이들 뷔페 레스토랑은 최근 매장 고급화, 추가 출점 등 공격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애슐리 전 매장 중 매출 1위인 잠실점의 경우 올해 월 평균 매출이 7억20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2020년 월 평균 매출(2억원)에 비해선 세 배 이상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뷔페 레스토랑의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데 이어 일부 매장은 역대 최대 매출을 내고 있다"며 "신도시 상권에는 평일 저녁에도 1시간 이상 대기해야할 만큼 제 2의 전성기가 도래한 것 같다는 얘기가 회사 내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올 들어 매장당 매출이 2019년 대비 50% 늘었다. '가정의 달' 모임이 집중되는 4월 중순부터 이달 14일까지는 매장당 매출이 70% 증가했다.
중저가 뷔페 레스토랑은 성인 기준 1인당 2~5만원으로 여러 종류의 식사 뿐 아니라 커피와 디저트를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고, 상당 수 매장에서 와인·맥주 무제한 제공 서비스로 주류를 맘껏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로 인식되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미현 씨는 "일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커피를 마시면 2만원 이상을 쓰는 경우가 많아 1만9900원 짜리 평일 점심 뷔페 레스토랑을 자주 애용하고 있다"며 "맥주 1병이 7000~8000원으로 오른 상황이어서, 회사 회식도 주류 무제한 뷔페 레스토랑에서 몇 차례 진행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서울지역 평균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최대 12.0% 상승했다. 냉면은 한 그릇에 1만1000원, 삼겹살(200g)은 2만원, 자장면은 70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15(2020년=100)로 한 달 전보다 0.7% 올랐다. 외식 물가는 전월 대비 기준 2020년 12월부터 29개월간 연속 상승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신세계푸드의 한식 뷔페인 '올반'은 2021년 사업을 접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도 지난해 4월 마지막 매장인 서울 코엑스몰점을 폐점했다.
뷔페 매장수 1위인 애슐리도 그동안 매장을 축소해왔다. 2018년 100개가 넘었던 애슐리 매장은 지난해 58개까지 줄었다.
올 들어선 뷔페 수요가 급증에 따라 출점 전략이 바뀌었다. 신도시와 주요 상권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해 현재 62개인 매장을 연내 8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메뉴도 크게 늘렸다. 샐러드바 메뉴를 기존 80여종에서 총 200여종으로 확장했다.
CJ푸드빌은 고급화로 승부하고 있다. 매장 수를 2019년 41개에서 현재 28개로 축소하는 대신 전 매장을 '프리미엄화'하는 변신을 택했다. 전 매장에 맥주와 와인으로 무제한 제공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주류 무제한 제공 서비스 이후 스테이크 등 추가 주문이 늘면서 전반적인 매출이 올라가는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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