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과의 지정학적인 갈등이 커지면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스타링크에 대항할 성과를 거둔다는 게 목표다. 우크라이나가 통신 인프라에 손상을 입었음에도 스타링크의 도움으로 대러시아 반격에 나설수 있었다는 점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궤도 상 위성통신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자리 선점을 위해서라도 빨리 위성을 쏴 올려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이 스타링크와 경쟁할 수 있는 위성 기반 인터넷 네트워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사 능력과 기술 증벽 등 장애물에 직면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러 반격 능력으로 해당 위성 서비스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구 상공에 소형 위성을 여러 개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상 통신 기지국에서 전파를 쏘는 것보다 전파 효율이 좋아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위치와 관계없이 인터넷이 되고 기지국과 같은 통신 인프라가 따로 필요없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전쟁으로 통신시설이 파괴됐지만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에 무료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를 활용해 정찰 드론으로 러시아군의 위치 등을 파악해 정밀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중국 군사 연구자들은 저궤도 위성을 띄워야 할 주요 궤도가 혼잡해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자국의 인공위성을 더 빨리 배치할 것을 초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위성을 보내기 위한 새로운 로켓 발사장을 건설 중이다. 또 위성 산업에 새로운 국영 및 민간 부문 기업의 진입이 늘고 있다.
중국 민간 기업인 베이징 톈빙 테크놀로지는 한 번의 발사로 최대 60개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스페이스X를 실어 나르는 로켓 팰컨9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자체 재사용 가능 로켓인 팰컨9을 사용해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해 왔다. 팰컨9 1단 추진체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과 로켓 준비기간의 단축 체계를 구축했다. 팰컨9는 이같은 방식으로 스타링크의 빠른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 항공우주 분야 전문 컨설팅 회사 오비탈 게이트웨이 컨설팅의 설립자 블레인 커시오는 "2년 안에 중국의 발사 페이로드 용량이 두 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이로드란 돈을 내고 위성을 통해 우주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것을 뜻한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도 저궤도 위성통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WSJ은 "미국 정부는 군사적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에 들어갔고, EU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아마존닷컴과 리바다 스페이스 네트웍스를 비롯한 민간 기업들도 저궤도 위성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위성 광대역 연결을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프로그램인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묶는 것을 구상 중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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