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장애가 있는 80대 여성의 집에 10년 넘게 눌러살며 폭행과 학대를 일삼은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여성의 집에 전입신고까지 한 뒤 무단거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노인학대, 퇴거불응, 상해 등 혐의로 A씨(65)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과거 홀몸노인 집수리 사업을 통해 피해자 B씨와 알게 됐고, 이후 친밀감을 쌓은 뒤 무단으로 집에 들어가 살면서 B씨를 폭행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B씨가 고령인 데다가 청각에 문제가 있어 정확한 시점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A씨의 범행은 10여년 간 이어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특히 A씨는 B씨의 조카 행세를 하며 B씨 집에 전입신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입신고에는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지만, B씨는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대외적으로는 B씨와 사실혼 관계라는 주장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오랜 기간 한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웃 주민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지난 3월 B씨가 파출소에 찾아가 상습 폭행 사실을 알리면서 드러났다. 당시 B씨는 갈비뼈가 3개나 부러진 상태였고, 경찰에 "폭행당했다. 제발 집을 팔아 나를 요양원으로 보내 달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과거에도 '나가 달라'는 B씨의 말에 4~5차례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치료 등을 명목으로 B씨를 분리 조치한 뒤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A씨가 무단으로 B씨 집에 살며 B씨를 학대해 온 정황을 파악했다.
체포 당시에도 A씨는 B씨와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으나 경찰은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해 지난 18일 A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중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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