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는 개회 30분도 지나지 않아 고성이 오갔다. 현안 질의에 나선 양 의원이 추 부총리에게 “입만 열면 세계 경제 탓만 하는데 이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다.
양 의원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대한민국이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16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출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파탄 나고 있는데 대책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추 부총리는 “지옥, 파탄이란 지적은 경제가 어려우니 잘해달라는 것으로 이해하겠다”며 “무역수지 적자는 한 해 900억~1000억달러였던 에너지 수입액이 가격 폭등으로 (지난해) 1900억달러로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도 현재 바닥”이라며 “국내 정책이 잘못해서 수출이 갑자기 적자가 된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에 양 의원은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는 “기재부가 검찰 독재에 적극 협조할 뿐만 아니라 경제 주권과 통화 주권도 팔아넘기면서 매국적 행위에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벌구’란 말을 꺼내 들었다. 추 부총리는 “제가 거짓말을 한 게 있으면 얘기해달라”며 “정부는 항상 무한책임으로 정말 경제를 살려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격화하자 윤영석 기재위원장이 양 의원에게 “거짓말이 있으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중재에 나섰다. 이에 양 의원은 “작년 9월이면 물가가 잡힌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양 의원의 지적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 전년 동월 대비 6.3%로 정점을 찍고 올해 4월 3.7%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이 3%대로 떨어진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6곳뿐이다. 1400원대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다는 양 의원의 주장과 달리 환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당 1200~13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날 기재위에서의 뜨거운 설전은 무엇을 남겼을까. 입벌구, 지옥, 파탄 등 자극적인 말이 난무했지만 결국 근거 없는 공격일 뿐이다. 국민은 국회에 ‘입만 열면 독설’ 대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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