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폴트 공포…회사채 발행 급증

입력 2023-05-22 18:46   수정 2023-05-2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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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이달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자금 조달 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직접 만나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고(高)신용등급 기업들이 이달 들어 회사채 1120억달러(약 148조원)어치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6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며, 전월과 비교하면 세 배를 넘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반 초저금리로 회사채 등을 통한 ‘차입 광풍’이 불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7년 만에 최대치다. 이달 발행된 회사채 중 3분의 2는 인수자금 조달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일례로 화이자는 씨젠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310억달러 규모 투자등급 채권을 발행했다. 이달 회사채 발행금리 책정을 마친 기업은 56곳이다.

기업들이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차질이 발생해 시장 변동성이 급등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초 6~7월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웠던 기업들은 이달 들어 부채한도 문제가 불거지자 서둘러 채권을 찍었다. 제약사 화이자, 천연가스 회사 오빈티브, 생명과학 기업 아이큐비아 등은 회사채 발행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침체 우려를 비롯한 불확실성 확대도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22일 대면해 다시 부채한도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부채한도 상향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다음달 8~9일에 재무부 현금 잔액이 정부의 지급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3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고 추정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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