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23일 "중국과의 관계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면서 우리의 국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현명한 외교를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조찬 포럼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밀착 행보를 가속하면서 중국과의 외교는 소홀하다는 지적에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소통하고 각급에서 대화를 가짐으로써 중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잘 끌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어제 한국을 찾은 유럽연합(EU) 지도부도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 하자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줄여나가겠다는 '디리스킹'을 이야기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과 조화를 추구하며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 나간다'는 것도 전부 같은 시각에서, 중국을 어떻게 상대해 나갈 것인가 하는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날 한중 외교당국 간 국장급 협의가 서울에서 진행된 점을 거론하며 "4시간에 걸쳐 솔직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대면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기회가 있는 대로 이른 시일 내 만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한·미 정부가 창설하기로 한 '핵 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도 역시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안보적인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협의해 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가 핵협의그룹을 충실히 구축하고 운영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이르면 올여름 개최가 예상되는 워싱턴 한미일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선 "북한 미사일 도발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을 어떻게 실현해나갈지 3국 국방 당국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3국 공유가 결국에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내 한국 편입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MD 편입과는 전혀 다른 부분"이라며 "우리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부인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에 대해 "한국은 G7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8강 수준의 위상과 국력을 갖추고 있고 G7 정상회담 참여는 우리의 위상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글로벌 중추 국가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G7 참석이 화룡점정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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