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을 맞은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경기도민에게 가장 필요하고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주택 공급과 도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GH의 역할을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진입 장벽을 낮춘 경기도형 공공주택을 도입하고, 집과 도시를 짓는 ‘빌더(builder)’를 넘어서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타운 매니저(town manager)’가 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대표 주거·도시설계 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을 23일 경기 수원 GH 본사에서 만났다.
김 사장은 “향후 도내 산업단지 개발에 직·주·락 일치의 새로운 모델을 설계하고 실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은 GH의 역할이 산업 용지 판매 등에 그쳤다면, 일자리 창출과 주거 여가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산단형 공간복지’도 도입한다. 도민이 생활반경 안에서 편의시설, 복지시설 등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공간복지 개념을 산업단지에도 확장해 적용하겠다는 설명이다.
1호 적용 모델은 성남에 조성되는 제3판교 테크노밸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제3판교를 청년과 스타트업이 마음놓고 창업하고 혁신할 수 있는 ‘스타트업 천국’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기획부터 운영관리 전 과정에 걸쳐 GH가 역할을 수행하는 총괄사업자 개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총괄사업자는 GH가 짓는 신도시와 주택 등 주거 분야에도 도입된다.
하반기 실시계획인가를 앞둔 용인 마북동 용인플랫폼시티에 대해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을 품은 교통 플랫폼, 반도체 첨단산업 플랫폼, 상업·업무·주거 복합기능을 갖춘 생활 플랫폼까지 구축된 융복합 자족도시이자 미래 도시의 모습이 구현될 것”으로 평가했다. 주택 약 1만 가구, 일자리 약 3만 개, 8조2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 등을 예상했다.
조만간 경기도와 함께 구매 진입장벽을 낮춘 ‘경기도형 공공분양 아파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자가 소유가 가능하면서도 성실하게 직장에 다니는 도민이라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이 가능하게 한 혁신적 주택 모델”이라며 “1~2인 가구 중심인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3인 이상 가구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31개 시·군에 각각 적합한 방식으로 설계·공급하는 맞춤형 공공분양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가 발전하면서 GH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구조적인 한계도 여전히 많다”고 토로했다. 정부 주도 아래 용인 남사읍에 조성될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단독 사업시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사장은 “지방공기업은 지역 내 특성과 여건을 살린 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중앙정부는 전국적인 관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분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프로필
△1965년 광주 출생
△살레시오고
△고려대 건축공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미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 석사
△고려대 건축공학 박사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
이유정/박진우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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