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4일 14: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증권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후순위채를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와 자본적정성 제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게 현대차증권의 구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오는 25일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에 대한 청약을 받는다. 현대차증권은 인수기관을 두지 않고 자체 인력을 동원해 직접 공모를 추진한다. 현대차증권이 후순위채를 발행한 건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상환기일은 2029년 5월 25일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 후순위채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고금리 메리트 통해 투자수요를 자극할 구상이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후순위채의 발행 금리를 최소 연 6.5%로 매겼다. 한 단계 신용등급이 높은 농협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AA-)이 연 5.3%에 발행된 것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수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차입구조 장기화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다음 달 2일까지 1000억원어치 전자단기사채의 만기가 돌아온다. 전단채를 만기가 긴 후순위채로 차환해 차입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후순위채 발행이 자본적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후순위채 1000억원 조달 시 현대차증권의 순자본비율은 2023년 3월 말 기준 438.23%에서 516.83%로 78.6%포인트 상승한다.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열린 2700억원어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6100억원 규모 자금이 몰렸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우리은행은 4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렸다. 지난달 8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찍은 푸본현대생명도 다음 달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고금리 수요로 리테일 시장에서 푸본현대생명의 후순위채가 인기를 끌면서 추가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모집액은 850억원에 그쳤다. 중형 증권사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여파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1% 감소한 26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36.5% 감소한 192억원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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