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침수 예·경보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24일 재난 상황을 가정한 풍수해 대응 종합훈련을 실시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시 40분부터 서울시청 지하 3층 안전통합상황실, 강남역사거리, 청계천, 안양천 등에서 풍수해 재난대응 종합훈련을 벌였다. 자치구, 경찰, 소방, 서울시설공단 등 총 14개 기관 110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이날 훈련은 △침수 예·경보 발령에 따른 반지하 재해약자 대피 △침수취약도로(강남역사거리 등) 사전 통제 △침수를 가정한 안양천 통제 및 둔치주차장 차량 견인 △청계천 출입 통제 및 고립시민 구조 등이 진행됐다. 이상 폭우로 도시가 침수될 위기에 놓인 상황을 가정하고, 관계 기관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지 점검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시는 '2023년 풍수해 안전대책'을 내놨다. 작년 8월 동작구에 시간 당 최고 141.5㎜의 기록적 폭우가 내려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면서 마련한 대책이다. 권완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최근 여름철 폭우가 잦아 재난의 위험도 복잡·다양해져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작년처럼 예측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풍수해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선 반복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도 풍수해 안전대책의 일환이다. 시는 이상 폭우로 침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시민들에게 미리 경고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침수 예·경보제’를 올해부터 시행키로 했다.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 도로 수위계가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면 자치구, 경찰, 소방 등에 관련 선제적으로 전파하는 체계다.
시간당 55밀리미터(㎜)를 초과하는 비가 내리면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당 자치구에 ‘침수 예보’를 발령한다. 강우량이 거세지고 현장의 침수 위험 정도가 크다고 판단되면 자치구는 ‘침수경보’를 발령해 재해 약자를 즉시 대피시킬 수 있도록 한다.
침수가 잦은 도로도 특별히 관리한다. 경찰과 자치구, 도로관리기관은 강남역사거리 현장에 장비·인력을 배치하여 도로 통제를 준비하게 된다. 강남역사거리 도로 침수 깊이를 계속 모니터링해, 경찰·자치구·도로관리기관이 즉시 교통통제 여부를 결정하고, 상황실은 재난 문자,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시민에게 안내된다.
재난상황에선 도심 하천에 시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양천구는 즉시 안양천 출입을 통제한다. 시민과 차량이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대피방송을 실시하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은 긴급 견인한다.
청계천도 전면 통제한다. 서울지역에 15분당 2밀리미터(㎜) 이상 비가 내리면 서울시설공단은 즉시 청계천을 막게 된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하천 내에 고립된 시민을 합동으로 구조한다. 급류에 휩쓸려 빠진 시민은 하류에서 그물망 등 구조장비를 통해 구조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날 훈련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훈련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은 재난안전통신망(PS-LTE)로 연결해 위기 상황 대응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연습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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