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1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7조1141억원)보다 588억원 늘어난 것으로 올해 들어 최대 증가폭이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결제 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다음달로 이월하는 제도다. 사실상 대출이자와 마찬가지인 수수료율은 지난달 기준 연 15.62~18.45%였다.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면서도 당장 카드값을 갚기 어려운 취약층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 3월엔 전달 대비 1752억원 감소했는데, 한 달 새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의 리볼빙 잔액이 가장 많이 늘었다. 삼성카드의 지난달 말 리볼빙 이월 잔액은 1조3027억원으로 전달보다 309억원(2.43%)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1.39% 늘어난 1조5422억원, 국민카드는 1.74% 증가한 1조4410억원이었다. 우리카드(4329억원)와 하나카드(4453억원)도 각각 1.9%와 1.68% 늘었다.
리볼빙 이월 잔액이 감소한 회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전달 대비 4.71% 줄어든 979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규 약정을 최소화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작년 9월부터 증가 폭을 줄여왔다”며 “가계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선제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볼빙 이용 차주는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인 경우가 많다”며 “리볼빙 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가계 부실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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