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수출 강력한 컨트롤타워 필요…민·관·군 원팀으로 뭉쳐야"

입력 2023-05-24 18:38   수정 2023-05-25 02:45


“방산 수출을 위한 ‘원팀’을 구축해야 한다.”(윤종호 한국항공우주 부사장)

“함정 수출에 한계가 많아 국가 주도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은 2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3’에서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민·관·군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추격자)’였던 한국 방위산업이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하려면 정부와 군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구절벽’에 대응할 수 있는 무인화 기술을 적용한 ‘창조적 무기’를 세계 시장에 내놔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경제신문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대한민국의 미래: 첨단 과학기술과 방위산업’을 주제로 열렸다.
G2G ‘수출 패키지’ 갖춰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3의 ‘세션 2(방위산업과 수출)’에서 윤종호 한국항공우주(KAI) 부사장은 “완제기 수출 시장은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다리를 놔줘야 하는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각국의 군용 물자 활용 방안, 산업협력 방안, 금융지원 제도 등이 제각각이어서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론 대응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7년 전 수출에 실패한 미국 시장을 다시 노리려면 범정부 협력 체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사정에 맞춰 원스톱으로 수출 계약을 이뤄낼 수 있는 ‘국가 간 거래(G2G) 수출 패키지’를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도 함정 수출을 늘리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주원호 부사장은 “함정 수출 시장은 가격과 기술 경쟁력이 기본이지만, 국가별 외교 및 안보 상황 등 복합적인 요소가 겹쳐 수요 예측이 힘들다”며 “개별 기업이 국가별 상황을 예단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 올라서려면 정부 주도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산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김경근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K-9 자주포, K-2 전차 등 한국의 주요 무기는 과거 무기 체계를 모방하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한 제품”이라며 “이제는 우리만의 ‘창의적인 물건’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보여야 할 때”라고 했다.
인구절벽으로 무인화 등 필요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방산 무기의 무인화, 자동화, 전동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자율운항을 도입한 차세대 함정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 부사장은 “바다 위의 테슬라로 나아가겠다는 비전에 따라 무인 통제함 등에 적용할 플랫폼을 해군과 개발했다”며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전기 추진 체계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최병길 기아 특수글로벌영업실 상무는 전동화를 수출 확대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최 상무는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수소 군용차량을 개발 중”이라며 “방산 분야에선 수소 모빌리티의 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수소 군용차량은 소음이 거의 없고 발생하는 열도 미미해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다.

김형규/배성수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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