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전직 보디빌더가 상대방이 먼저 임신한 자신의 아내를 밀쳐 폭행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보디빌더의 아내가 "나 임신했는데 맞았다고 하면 돼"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지난 20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단지 상가 주차장에서 30대 여성 A씨가 전직 운동선수인 30대 남성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임신한 아내를 A씨가 먼저 밀쳤으며 저와 아내(C씨)도 폭행당했다"는 B씨의 주장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었다. 그러나 이날 뉴시스는 당시 A씨가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치자 C씨가 "야 경찰 불러, 나 임신했는데 맞았다고 하면 돼"라고 말한 뒤 이어 B씨가 A씨를 무차별 폭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건 당일인 지난 20일 A씨는 주차장을 막고 있는 B씨 차량 때문에 자신이 이동하지 못하자, 차량에 쓰여 있는 연락처로 전화해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서 말다툼이 오가다 시비가 벌어졌다.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A씨가 "상식적으로 (차를) 여기에다 대시면 안 되죠"라고 항의하자 B씨는 "아이 XX, 상식적인 게 누구야"라고 답한다. 말다툼이 격해지자 B씨는 A씨 머리채를 잡아 땅에 쓰러뜨린 후 "야 이 XX아, 입을 어디서 놀려?"라고 위협했다.
B씨는 곧 A씨를 향해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현장에 있던 C씨가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B씨는 A씨를 향해 침까지 뱉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A씨는 B씨의 폭행으로 갈비뼈가 골절돼 전치 6주의 병원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조사에서 "주차장에서 차를 빼달라고 했다가 말다툼을 했는데 B씨가 갑자기 저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씨는 당시 "A씨가 먼저 임신한 아내(C씨)를 먼저 밀쳤고, 저와 아내도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현재 쌍방폭행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양쪽 조사를 마친 뒤 심의위원회를 열어 피해자와 가해자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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