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와 관련해 차액결제거래(CFD) 취급 증권사들의 문제점을 대거 적발하고 엄중히 조치하기로 했다. CFD를 담당하는 증권사 임원의 배임 정황도 발견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5일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CFD 취급 증권사 일부에 대한 검사를 벌여 각종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위법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고, 수사가 필요한 부분은 검찰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삼천리 등 8개 종목의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 통로로 지목된 증권사 CFD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3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지난 8일엔 하나증권, 지난 10일엔 교보증권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 키움증권과 관련해선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전 회장의 일부 종목 대량 매도와 라덕연 H투자자문컨설팅 전 대표간 연관성 등을 살피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금감원은 A증권사 임원과 관련된 B씨가 8개 종목 주가 급락일 이전에 일부 종목을 대량 매도한 사실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관련 내용을 수사 자료로 제공했다.
CFD 영업 관련 문제점도 여럿 찾아냈다. 일부 증권사는 비대면 CFD 계좌를 개설할 때 본인확인 절차를 생략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 유권해석에 따르면 CFD 계좌 등을 비대면 개설할 때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실명확인증표 사본 확인, 영상 통화, 접근매체 전달시 확인, 기존 계좌를 통한 확인 등 중 두 절차 이상을 거쳐야 한다.
투자자에게 교부하는 핵심 설명서에 CFD 투자 위험을 실제보다 축소해 안내한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 CFD 관련 투자 광고에서 CFD 상품의 레버리지 비율을 실제 내용과 다르게 안내한 등의 사례도 나왔다.
CFD 수수료 지급 관련 특이 사례도 적발했다. C 증권사의 CFD 담당 임원이 ‘백투백 거래’ 상대방인 외국 증권사로 하여금 CFD 업무와 관련해 C사로 가야 할 마케팅 대금을 국내 한 CFD 매매시스템 개발업체로 송금하도록 한 업무상 배임 정황이 드러났다.
백투백 거래는 다른 증권사에 수수료를 주고 헤지 운용에 따른 손익과 리스크를 함께 넘기는 방식을 뜻한다. 국내 증권사는 통상 투자자와 CFD 계약을 맺고 난 뒤 외국계 증권사와 이른바 백투백 거래를 한다. 국내 증권사가 상환 위험을 외국계 증권사에 이전해 손실을 헤지하는 구조다. 외국계 증권사는 CFD 계약 종목을 대상으로 현물 주식을 사거나 구조화 금융상품을 만들어 위험을 헤지한다.
금감원은 외국 증권사가 이 CFD 매매시스템 개발업체에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한 사례도 확인해 지급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도 수사 참고 자료로 제공했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날 CFD 취급 증권사에 대한 검사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엔 이달 중 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다음달까지로 연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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