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번의 '칸니발'…모두가 사랑한 칸 영화제

입력 2023-05-25 18:37   수정 2023-05-26 02:30


봄의 끝자락에 열리는 프랑스 칸영화제는 ‘영화제의 영화제’다. 세계 수많은 영화제 중 그 권위를 넘볼 축제는 아직 없다. 어쩌면 더 오래도록 없을지 모르겠다.

그런 영화제가 열리는 칸이라는 도시는 영화와 닮았다. 세상의 모든 파랑을 풀어놓은 듯한 지중해, 그 위에 자신이 가진 모든 종류의 빛을 흩뿌리는 강렬한 태양. 눈길 닿는 곳마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사소한 것들마저 특별하게 만든다. 영화가 우리 삶의 번역본이라면 칸은 그것을 품는 거대한 집이다.

128년 영화사에서 칸영화제는 어떻게 세계 영화인의 사랑을 받게 됐을까. 올해 76번째 축제를 맞이한 칸영화제의 역사 속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려는 태도, 시대를 담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 1960년대 후반 혁명의 시기엔 수많은 독립영화를, 1980년대와 1990년대엔 아시아와 중남미 감독들을, 최근에는 20대 청년들의 영화를 지지했다. 잊혀진 옛날 감독과 배우들도 기꺼이 소환했다. 남프랑스의 초호화 휴양도시는 그렇게 진보적인 생각을 나누는 장소가 됐다.

칸영화제가 없었다면 우리의 세계는 지금보다 좁아졌을지 모른다. 왕자웨이도, 허우샤오셴도, 구로사와 아키라도, 박찬욱과 봉준호도 칸영화제에서 이름이 불리고 난 뒤에야 세계적 거장이 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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