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안한데…" 부채한도 500억달러도 안 남았는데 어쩌나

입력 2023-05-26 11:22   수정 2023-06-24 00:02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시점이 다음 달 1일로 점쳐지는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이 수렁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미 재무부의 현금 잔고는 500억달러 아래로 축소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는 디폴트를 막기 위한 비상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부채한도 협상이 이날도 타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앞으로 2년간 부채한도 상한을 높이는 대신 국방과 보훈을 제외한 모든 연방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재량 지출'에 대한 양측의 지출 목표 차이는 700억달러(약 93조 원) 안팎으로 축소됐다.


재량 지출은 미 행정부와 의회가 재량권을 갖고 예산을 편성 및 심사할 수 있는 지출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재정지출 동결을 내세웠지만, 공화당은 지난해(1조7000억달러) 수준의 환원을 주장했다.

공화당과 백악관의 입장차는 여전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이 요구하는 지출삭감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고 맞대응했다.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부의 현금잔고가 급감하며 불안감이 증폭됐다. 미 재무부 현금 잔고는 24일 기준으로 495억달러(약 65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270억달러 줄어들며 2021년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금 고갈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국 신용등급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국채 이자를 지급하는 게 AAA 등급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경고했다. 최소한 국채 이자 비용은 비축해 두라는 주장이다. 미 재무부는 20억달러의 이자를 다음 달 15일까지 지급해야 한다.

디폴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미정부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기 전에 연방기관의 지급 처리 방식을 변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급을 일부 연기하거나 공공기관으로 받을 미수금을 협상 마감일보다 일찍 받는 식이다.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자 비판 여론도 거세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미국 정치계의 부채한도 협상을 두고 "미래 자산을 갉아먹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협상 과정에서 아동 영양 지원 프로그램과 교육 예산이 삭감되는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재량 지출의 대부분은 아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며 "당장 디폴트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 국가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 국채와 달러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기축통화로서 패권을 유지할 거라고 설명했다. 대체할 통화가 없기 때문이다. 유럽은 미국과 같은 단일 국채 시장이 없고, 중국은 폐쇄적으로 자본시장을 운영해서다.

하지만 미 정치권에 있는 불확실성이 달러화와 국채 시스템을 약화할 거라고도 지적했다. 벼랑 끝 전술이 계속 반복되면서 신뢰도가 추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부채한도 협상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면 투자자들은 달러와 달러화 채권 투자를 중단할 것"이라고 짚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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