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미래 반도체 시장의 핵심 무기인 플라즈마원자층증착장비(PEALD·Plasma enhanced atomic layer deposition)는 오직 한국에서만 만듭니다."네덜란드 본가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은 '키키', 두 마리의 고양이 이름은 '더블'과 '트러블'이라고 소개하며 기자에게 친근감을 표하던 벤자민 로(Benjamin Loh) ASM 최고경영자(CEO).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에게 반도체를 둘러싼 엄중한 국제 정세와 반도체 기술에 대해 묻자 표정이 사뭇 달라졌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중저음의 목소리와 진지한 눈빛으로 답변을 이어간 CEO는 경기도 화성시를 PEALD 생산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힘줘 말했다.
26일 로 CEO는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ASM의 주요 고객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며 "3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반도체 첨단 공정이 늘어나면서 PEALD 수요도 함께 증가해 한국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고 입을 열었다.
경기 화성시 '화성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착공식을 위해 방한한 로 CEO는 올해에만 한국을 세번이나 방문했고 20년 동안 매년 한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지한파다. 다음은 로 CEO와의 일문일답.
ASM에 대해 소개해달라
ASM은 반도체의 원판인 웨이퍼가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가공하는 '증착 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분야에서 세계 1위 매출 규모와 기술력을 갖췄다. 첨단 공정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의 모태 기업이기도 하다. ASM은 1968년 설립됐고 네덜란드 알메르에 본사가 있다. 전 세계 14개국에 4300명의 임직원과 특허 2619개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엔 총 24억유로(한화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3억유로(약 436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했다.이번이 몇번째 한국 방문인가
올해에만 벌써 세번째 방문이다. 20년 넘게 거의 매년 한국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한국 방문은 늘 중요하고 즐겁다. ASM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한국 기업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ASM은 ALD 장비 세계 1위 업체다. 어떻게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1999년 핀란드의 한 기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ALD 사업을 시작했다. ALD는 현재 ASM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어떤 기업보다 ASM이 ALD를 오랫동안 해온 데다 ASM의 ALD 장비가 보급이 가장 많이 된 상태다.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보유한 것은 물론 투자도 대규모로 진행 중이어서 기술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 제조는 점점 미세화가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럴수록 더 많은 ALD 장비가 필요하다. 반도체 기술이 진화할 수록 ASM에게 좋은 기회가 올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만드는 D램이나 3D 낸드같은 경우도 ALD 없이는 만들수 없다. 가장 첨단화된 미세공정인 3나노 공정도 ALD 없이 불가능하다. ALD는 전략적이고 핵심적인 장비로서 그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ASM이 자랑하는 PEALD 장비는 어떤 장비인가
PEALD는 웨이퍼 위에 원자 단위 깊이의 아주 얇은 산화막을 형성하는 장비다. 원자 크기의 두께로 박막을 만들 수 있어 첨단 D램, 낸드, 로직 반도체 제조에 활용된다. ALD 장비 대비 공정 속도를 보완해 반도체 생산성을 높인다. ASM은 2019년 화성 동탄에 화성캠퍼스를 설립해 해당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 ASM은 한국에서만 PEALD 장비를 생산한다.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PEALD도 오직 한국에서만 만든다. 보통의 경우 본사가 위치한 자국에 핵심 R&D 시설을 두고 생산만 해외에서 하지만 ASM의 미래라고 불리는 PEALD는 오직 한국에서만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ASM이 한국을 단순한 반도체 파트너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이번에 한국에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기존에 한국에 위치한 시설의 공간이 부족하다. 한국 내 고객사와 접점이 넓어지는 만큼 공간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에 새로 짓는 화성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같은 경우 기존 센터 대비 공간이 50% 더 늘어난다. 완공은 2025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ASM을 비롯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SML,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등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한국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대기업의 본사와 팹이 있다. 강력한 생태계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이다.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의 위치는 투자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대형 고객사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니 당연히 장비업체와 부품 공급사들이 몰려올 수 밖에 없다. 경기도의 '반도체 블랙홀'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수 인재도 경기도로 몰려들지 않을까. 생태계 강화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경기도의 친(親) 반도체 정책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장비 업체들이 곤란한 상황이다. ASM은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거엔 반도체 팹이 특정 국가에 몰려 있었지만 이젠 각국들이 자국 내에 팹을 만들고 싶어 한다. 당연히 장비 수요는 높아질 것이고, 이는 ASM을 비롯해 장비 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반도체 업계에선 인재 확보가 비상이다. ASM은 어떻게 인재 확보를 할 계획인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재 경쟁이 치열하다. 숙련 엔지니어 확보는 더 어렵다. ASM은 아직 한국에서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외국기업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어 인재 영입에 더 불리하다. 우선 ASM의 인지도와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적극 홍보를 하고 있다. 인턴십을 통해 ASM의 인재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후보들에게 장학금 등 다양한 스폰서십도 제공하고 있다.강경주/오유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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