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시기 채용 비리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정치 현실로 나가게끔 박차를 가해주고 있다"며 사실상 총선 출마 입장을 선언하자,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별 추접스런 핑계를 다 보겠네. 꼭 목포에 출마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손 전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압수수색과 정치가 무슨 관계랍니까"라면서 박 전 원장을 직격했다.
손 전 의원은 "정치인 생활 16년 동안 검찰로부터 잘 대우받고 안전하게 사셨나 보다"라면서 "그래서 법사위를 선호하셨나"라고 비꼬았다.
앞서 박 전 원장은 국가정보원 산하기관에 측근 2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지난 24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는 25일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정치 현실로 나가게끔 박차를 가해준다"며 "그동안 내가 현실 정치로 나간다, 어디 출마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어제부로 확실하게 (됐다). 윤 정부가 나를 그렇게 내보내 준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이 목포 또는 해남·완도·진도를 택해 22대 총선 준비를 시작했다는 말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다. 또 주소지를 영등포로 옮겨 영등포로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원장은 "영등포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정치 현실로 간다"고 강조했다.
손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1월 목포 구도심 투자 논란 당시 박 전 원장과 날선 공방을 주고받은 후 대립각을 세워왔다. 당시 박 의원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저수지 물을 흐려 놓는다"고 공격하자 손 전 의원은 "배신의 아이콘 박지원을 물러나게 할 후보가 있다면 (21대 총선 때) 그분 유세차에 함께 타겠다"고 반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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