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는 핵심 기간 산업입니다.”
얍 친 시앙 싱가포르관광청(STB) 부청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팬데믹 기간 중 MICE 산업을 전면 중단하지 않은 덕분에 글로벌 MICE 담당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앙 부청장은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MICE 산업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화면 속에서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라포(신뢰관계)를 쌓고 싶어하는 게 인간 본능”이라며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대면 행사 수요가 다시 폭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인터뷰 중 끊임없이 강조한 건 STB가 마케팅 기관이 아닌 경제 기관이라는 점. 시앙 부청장은 “STB는 다른 나라 관광청들과 달리 마케팅이나 홍보만 하지 않는다”며 “관광 및 MICE 산업이 싱가포르 경제 전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기관”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STB를 무역산업부 산하에 두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한국관광공사를 두고 해외 관광객 유치를 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한국과 달리 관광을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그는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도 작은 규모로라도 온라인이나 하이브리드 형태로 계속해서 MICE 행사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팬데믹으로 인해 행사가 전면 중단되지 않은 덕분에 관련 산업 일자리의 명맥도 지킬 수 있었다.
시앙 부청장은 “코로나19 이전 싱가포르에서 MICE 산업은 전체 GDP의 0.8% 수준인 38억 싱가포르달러(약 3조8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 MICE 관광객은 평균적으로 일반 레저 관광객보다 2배에 가까운 돈을 지출한다.
그는 “큰 박람회가 하나 열리는 것만으로 도시 전체의 호텔, 식당은 물론 작은 기념품 가게까지 영향을 받는다”며 “MICE 산업으로 생겨난 직간접적인 일자리는 3만4000개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 여행객들이 정해진 MICE 일정보다 오래 싱가포르에 머물 수 있도록 업무 후 즐길 수 있는 레저 서비스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대표 MICE 허브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엔 STB 중심의 일원화된 컨트롤타워가 있었다. 그는 “싱가포르는 안정적인 정부로 인해 정책 변화가 심하지 않다”며 “MICE 산업을 총괄하는 STB 역시 장기간에 걸쳐서 일관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 관문인 창이국제공항의 역할도 컸다. 그는 “창이공항은 90개가 넘는 항공사가 전 세계 140여개 도시로 항공편이 뜨고 내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연결성이 좋은 공항”이라며 “최고급 라운지 공간과 MICE 대표단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에서의 MICE 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시앙 부청장은 “MICE는 싱가포르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이자 아시아의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글로벌 기준에 충족하는 MICE 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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