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년2개월 만에 ‘7만 전자’에 안착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11만원대를 돌파하며 반도체 랠리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주가 폭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18% 오른 7만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7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5.51% 급등한 10만92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1만500원까지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5825억원, SK하이닉스를 439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49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그중 80%인 10조1736억원을 삼성전자 한 종목에 쏟았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1조1149억원어치 샀다.
반도체 훈풍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지난 24일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챗GPT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산업이 새로운 슈퍼사이클을 불러올 것이란 기대가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업체인 엔비디아의 실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이는 한국 업체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수요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최대”라며 “충분한 생산 능력과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다음 사이클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 반도체주도 동반 상승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24.37% 급등했고 AMD는 11.16% 올랐다. 일본 증시에선 도쿄일렉트론(4.44%), 어드반테스토(3.92%) 등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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