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돌보는 아동이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달걀죽을 먹인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6단독(최희동 판사)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울산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와 B씨 등 2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7월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2살 원생에게 달걀 채소죽 한 그릇을 먹인 뒤 부모에게 알리지도,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놀이시간에 이 원생에게는 교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간식 시간에 간식을 권하지 않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추가됐지만, 재판부는 학대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원생 부모로부터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지만, 이를 깜빡 잊었을 뿐이며, 원생이 죽을 먹은 이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학대 의도가 없다고 봤다.
또 간식 미제공 등 나머지 행위에 대해서도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학대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잠들어 있는 해당 원생을 깨우지 않으려고 간식을 주지 않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원생을 돌보는 일에 미흡한 점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다수의 인원을 보육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의도적 학대는 없었던 것 같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해당 원생에게 자주 친밀감과 관심을 표현하는 모습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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