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8조'…올해 돈방석 앉은 억만장자의 정체 [신정은의 글로벌富]

입력 2023-05-29 07:40   수정 2023-05-29 08: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들어 가장 빠르게 재산을 불린 억만장자가 됐다. '챗GPT' 열풍에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만 160% 넘게 폭등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황 CEO의 재산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153% 급증했다. 억만장자 상위 100위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황 CEO의 재산은 349억달러(약 36조3472억원)로 추정된다. 이 중 무려 211억 달러(약 28조원)가 올해 늘어난 돈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그의 억만장자 순위는 37위다.

황 CEO의 재산이 불어난 건 그와 가족이 3%가량 지분을 가진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휴일 전 마지막 거래일인 26일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2.54% 오른 389.4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9631억8500만달러에 달한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166% 치솟았다. 특히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다음날인 25일엔 24.37% 급등했다. 엔비디아의 2~4월(자체 2024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20억4300만달러였다. 같은 기간 매출은 71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지만, 월가 추정치 65억2000만달러를 10.3% 웃돌았다.

생성형 AI 열풍의 최대 수혜 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AI 개발에 쓰이는 반도체 중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세계 증시에서 시총이 1조달러 이상인 기업은 애플(2조72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조4230억달러), 아람코(2조590억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5730억달러), 아마존(1조1790억달러) 등 다섯 곳뿐이다.

황 CEO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열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왔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3년생으로 올해 환갑이다.

황 CEO는 LSI로직에서 엔지니어링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CPU 업체인 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자로 일했다.

1993년 그의 나이 30세 때, 공동 창업자 두 명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이후 지금까지 CEO로 일하고 있다. 1999년 개발한 GPU는 비주얼 컴퓨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엔비디아를 AI 선두 주자로 끌어올렸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은 오토바이 가죽 재킷이다. 주요 행사 때마다 검은색 옷차림으로 등장한다. 그는 “매년 아내가 사준 새 가죽 재킷을 중요한 자리마다 입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올해 재산 증가 규모로 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위다. 그의 재산은 올해 499억달러 늘어난 955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2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 그의 재산은 올해 들어 484억 달러 불어난 1850억달러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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