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근로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은 2위를 기록했다.
조선족·중국인 합치면 전체 외국인 수급자의 70%
29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1만2107명의 외국인이 실업급여를 받았다. 이 중 조선족은 6938명으로 전체의 57.3%에 달했다.국적 기준으로는 중국인(1506명), 베트남(623명)이 뒤를 이었다. 조선족과 중국인을 합치면 총 8444명으로 전체 외국인 수급자의 70%에 달했다.
지난해 고용보험료를 납부한 전체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조선족의 비율은 33.5%였지만, 전체 외국인 수급자 중 조선족의 비중은 57.3%를 차지했다. 고용보험료 납부자 비율 대비 수급자의 비율이 훨씬 높다.
이같은 현상은 조선족의 비자 상태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조선족의 경우 동포 비자(F-4)를 받을 경우 실업 상태와 관계없이 장기 체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비전문인력(E-9)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의 경우 3개월 이상 근로를 못 하면 강제 출국당하기 때문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조선족 근로자들과 언어가 통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은 뒤 노동 현장에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는 점도 수급 비중을 높이는 데 일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국내 인력의 '3D 업종 기피 현상' 역시 외국인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8년 6624명 △2019년 7967명 △2020년 1만5371명 △2021년 1만5436명 등이다.
외국인 1인당 평균 실업급여 수급액도 높다. 지난해 한국인이 받은 1인당 평균 실업급여는 669만1000원이다. 외국인(629만7000원)과 차이는 39만4000원이다.
월급보다 많은 실업급여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 중 28%는 원래 받았던 임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실업급여로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163만8000명 중 45만3000명가량(27.9%)은 실업급여로 받은 금액이 일할 때 받았던 임금보다 많았다.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많은 셈'이다.
실업급여 반복 수급 사례 역시 늘고 있다.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2018년 8만2000명 ▲2019년 8만6000명 ▲2020년 9만3000명 ▲2021년 10만명 ▲2022년 10만2000명 등이다. 올해 3월 기준 역대 실업급여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총 24회에 걸쳐 9126만620원을 받았다. 모두 동일 업종·사업장에서 수령했다.
현행 구직급여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반복 수급하는 도덕적 해이를 방치할 경우 결국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선량한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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