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80%…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3-05-30 12:00   수정 2023-05-30 14:01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이 지난달 80%를 넘어섰다.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본 차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58%포인트로 소폭 축소됐다.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80% 돌파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구성항목 중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80.7%(신규 취급액 기준)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0년 2월 80.8%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시는 코로나19 영향이 시작될 무렵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의 장이 열리기 직전 수준까지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잔액기준으로는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이 39.4%를 기록했다. 전달 38.6%에서 소폭 증가했다.

이같은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통계는 한은이 이날 처음 공개한 것이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프랑스는 작년 4분기 기준으로 96.1%, 영국은 94.5%, 독일은 82.2%가 고정금리 대출이었다. 일본은 작년 3분기 기준 30.1%에 그쳤다. 한국의 고정금리 비중은 세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높은 것이다.

다만 이같은 높은 수준의 고정형 비중은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높은 고정금리 비중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이벤트 효과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향후 80%대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형이 연 4.32%에서 연 4.19%로 0.13%포인트 내렸다. 변동형 주담대는 연 4.69%에서 연 4.46%로 0.2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전체 가계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중 고정금리 비중은 57.5%에서 56.3%로 하락했다. 고정금리 취급이 적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비중이 확대한 영향이다.
예대금리차는 두달 연속 축소
4월 중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예금금리)는 연 3.43%로 3월 연 3.56%에 비해 0.13%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순수저축성 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가 각각 0.12%포인트, 0.20%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이달부터 처음 공개하는 1개월 이상 6개월 미만 만기의 정기적금 금리는 연 2.78%로 나타났다. 정기적금 전체 금리는 연 3.59%였다.

대출금리는 연 5.17%에서 연 5.01%로 0.16%포인트 내렸다. 기업대출 금리는 연 5.25%에서 연 5.09%로, 가계대출금리는 연 4.96%에서 연 4.82%로 하락했다.

예대금리차는 1.61%포인트에서 1.58%포인트로 0.03%포인트 축소됐다. 대출금리가 수신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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