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교회 9곳을 비롯해 공동주택 1곳, 어린이집 1곳 등 민간시설 11곳과 공공시설 13곳에 이 같은 ‘서울형 키즈카페’를 조성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설계에 들어가 하반기께 모두 공사를 마치고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0세 영아부터 9세 이하 초등학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서울시에서 리모델링비를 최대 12억원(㎡당 200만원씩)까지 받을 수 있다. 대신 각 교회, 아파트, 어린이집 등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공간의 소유주는 이 장소를 10년간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시설 종사자 인건비, 프로그램비, 공과금 납부료 등 운영비도 자치구와 협력해 100% 지원한다. 놀이기구 유형 및 세부 프로그램은 자치구와 협력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서울시가 작년 8월 발표한 오세훈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당시 서울시는 서울형 키즈카페를 올해 100곳(올해 50곳 개관), 2026년까지 400곳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종로구 혜화동, 중랑구 면목4동, 양천구 신정7동, 동작구 상도3동, 성동구 금호2·3가동, 강동구 고덕2동, 강동구 암사1동, 광진구 중곡3동 등에서 8개의 키즈카페를 운영 중인데, 이번에 추가되는 24곳 중 13곳은 공공시설이지만 11곳은 교회 등 민간 시설을 활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서울시 관계자는 “키즈카페를 새로 조성하는 데 필요한 땅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기존 민간 건물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미끄럼틀과 같은 일반적인 놀이시설 대신 블록 쌓기, 그물놀이터 등 아이들의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자극하는 시설이 많아 호응이 좋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교회 등 종교시설 가운데는 키즈카페 아이디어를 반기는 곳이 많다. 저출생으로 신자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교인 및 지역 주민들과 활발하게 접점을 넓힐 수 있어서다. 62년 된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좌제일교회의 이재명 담임목사는 “출생아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가운데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놀이공간을 운영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954년에 문을 연 성북구 하늘이음교회 장종운) 부목사도 “다음 세대가 사라지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참여가 가능한 여건이 갖춰진 곳 자체가 한정적인 가운데 ‘3년 내 400곳’이라는 목표가 과도하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과 공공 유휴공간에 키즈카페를 조성하는 방안 외에 기존 민간 놀이시설을 서울형 키즈카페로 인정하는 ‘인증제’ 도입도 검토 중”이라며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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