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30일 15: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처음으로 채권발행시장(DCM)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등 재무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측은 단기 차입금을 만기가 긴 채권으로 바꿔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는 동시에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 통로를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24일 556억3000만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했다. P-CBO는 여러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모은 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증권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자금조달 통로로 꼽힌다.
무신사는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모 회사채 대신 P-CBO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의 P-CBO의 조달 금리는 연 4.566%로, 신용등급 A+ 기업의 공모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만기는 오는 2026년 5월 21일이다. 자회사인 무신사트레이딩도 같은 날 50억원 P-CBO를 찍었다.
무신사는 P-CBO로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단기 차입금을 갚는 데도 쓰인다. 3년 만기의 P-CBO를 활용해 대출 만기를 늘려 안정적인 차입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무신사가 이번 P-CBO 발행을 시작으로 자금 조달 창구로 DCM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공개(IPO)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데다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해외시장 투자 확대 등으로 자금 소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2019년 패션업계 최초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고 2021년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29CM 등을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선보이면서 일본, 미국, 캐나다, 태국 등 13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 유치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약 40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은 7083억원으로 전년(4612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기업가치는 4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무신사가 글로벌 사업 확장 등 여러 신규 사업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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